‘위기의 롯데’ 불펜 운용 괜찮나, 허문회 감독 “8월이 승부처, 올라간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7.08 05: 43

“더 쉬라고 했다. 여름이 승부처다”. 
롯데는 지난주까지 6연속 1승2패 루징시리즈로 고전을 거듭하며 순위가 8위까지 내려앉았다. 팀 전체로 볼 때 위기 상황임에 틀림없다. 초조할 법도 하지만 허문회 롯데 감독은 크게 쫓기거나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된 불펜의 필승맨 박진형에게 추가 휴식을 부여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허문회 감독은 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박진형에게 더 쉬라고 했다. 토요일(11일 사직 두산전)부터 합류할 것이다”며 “여름이 승부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순위는 조금 처져있지만 5위 LG와 4경기 차이로 크게 멀어지진 않았다. 8월 이후 한여름 승부처에 반격하기 위해선 힘을 더 비축해야 한다는 게 허 감독의 생각이다.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한 롯데 투수 박시영이 아쉬워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8회초 마운드에 오른 롯데 투수 박진형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허 감독은 “8월 여름이 (순위 싸움) 시작이다. 그때 우리가 치고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도 이제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습득한 것 같다. 초반에는 물음표를 던진 부분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각자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다”며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끝나고 나면 분명 (순위가) 위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박진형을 이번 기회에 아껴둔 것도 8월 이후 여름 승부처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허 감독은 “박진형을 오늘 바로 쓸 수도 있지만 더 쉬게 했다”며 “지금까지 긴 연패가 없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올해 팀 최다 연패가 ‘4’. 6연속 루징시리즈 기간에도 싹쓸이 패배는 한 번도 없었다. 
순위는 처져있고, 위기감이 감돌지만 허 감독은 자신의 철학은 흔들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 한다. 지난달 첫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내는 2년차 서준원을 엔트리에서 빼며 열흘 휴식을 줬고, 마무리 김원중도 2이닝 멀티이닝이 단 1경기뿐이다. 7일 한화전도 10회말 1이닝 22구를 던진 뒤 11회말 1점 리드 상황에서 교체했다. 야수들도 유격수 딕슨 마차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휴식을 받고 있다. 
3회초 1사 2루 상황 롯데 손아섭의 동점 1타점 2루타 때 홈을 밟은 민병헌이 허문회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워낙 주목도가 높은 인기 팀이다 보니 외부에서 다양한 시선과 평가가 있지만 허 감독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이 있기 때문에 여름에 분명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길게 바라보겠다는 뜻이다. 
선수들에게도 지금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 뭔가를 요구할 게 없다. 내가 요구한 대로 해주고 있다. 상대팀에서 어떤 선수가 갑자기 4타수 4안타에 홈런까지 치면 막을 수 없다. 상대가 더 잘할 때는 어쩔 수 없다”며 지금 당장 무리수를 띄우지 않을 생각을 밝혔다. 
롯데로선 적어도 이달까지 5강권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는 게 관건이다. 그러나 7일 한화전에서 불펜이 두 번이나 1점 리드를 날리며 무너졌다. 특히 11회말 1점차 리드에서 김원중에게 멀티 이닝을 맡기지 않고 평균자책점 9점대(9.69) 진명호를 올렸으나 정진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며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롯데는 연장 12회 혈전 끝에 6-7로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시즌 성적은 24승28패, 5할 승률에서 승패 마진 ‘-4’로 벌어졌다. 결과론적으로 이날 박진형을 1군 엔트리에 올렸거나 김원중에게 11회까지 멀티 이닝을 맡겼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하지만 8월을 승부처로 삼고 있는 롯데는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불펜을 비롯해 팀 전체에 힘을 비축하며 한여름 반격을 기약하고 있다. /waw@osen.co.kr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연장 12회초 2사 1, 2루 상황 롯데 허일의 다시 앞서가는 1타점 적시타때 롯데 더그아웃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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