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종서 기자] 흙먼지로 색이 바랜 유니폼. 허경민(30・두산)은 미소를 지었다.
안타 숫자가 증명한 바쁜 하루였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나갔고, 곧바로 2루도 훔쳤다. 이후에도 꾸준히 안타를 생산했고, 허경민은 바쁘게 달렸다. 5안타 경기는 데뷔 후 세 번째. 지난 2018년 6월 2일 광주 KIA전과 2018년 6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6타수 5안타를 쳤다.
수비 역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김재호의 부상으로 지난 4경기 동안 유격수로 나섰던 그는 이날 자신의 주 포지션이 3루수 자리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펼쳤다.꾸준히 출루해 계속해서 몸을 날리며 슬라이딩을 했던 만큼, 허경민의 유니폼 곳곳에는 흙이 묻어 있었다. ‘유니폼에 흙이 많이 묻었다’는 이야기에 허경민은 “유니폼이 더러워야 경기를 잘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예전부터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것에 뿌듯해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허경민은 지난달 3일 손가락 미세골절 부상으로 빠진 뒤 23일 복귀했다. 이후 12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다시 단단하게 붙은 뼈 만큼이나 허경민의 의지도 굳건해졌다. 허경민은 “돌아왔을 때 성적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핑계 밖에 안 됐을 것 같았다. 집에서도 배트를 계속해서 잡고 있으면서 감각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유격수 김재호에게는 남다른 믿음을 보였다. 허경민은 “유격수로 나간다는 부담에 잠도 제대로 못잔 것 같다. 돌아온다는 이야기에 밥도 많이 먹었다”라며 “잘하는 선배가 옆에 있어야 나도 신이 나서 할 수 있다. 많이 힘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