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심 없다" 믿음 잃은 산체스, "하라 감독 분노 교체" 日 언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7.06 05: 11

지난 2018~2019년 KBO리그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한 투수 앙헬 산체스(31·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일본프로야구 적응이 만만치 않다. 36구 만에 조기 강판될 정도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잃었다. 
산체스는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0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6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1~2회 연속 투아웃을 잡은 뒤 주자를 3명 이상 내보내며 흔들린 산체스는 3회를 버티지 못했다. 
0-2로 뒤진 3회초 선두타자 후쿠다 노부마사에게 중월 2루타를 맞은 뒤 무사 2루에서 포수 스미나티 긴지로와 함께 동반 교체된 것이다. 강판 지시에 산체스도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교체 당시 산체스의 투구수는 36개 밖에 되지 않았다. 

[사진] 앙헬 산체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홈페이지

하지만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은 이례적으로 경기 초반부터 투수와 포수 배터리를 동시에 교체했다. 일본 ‘주니치스포츠’는 ‘하라 감독이 분노의 강판을 결정했다. 산체스가 투구 동작에 들어간 순간 험한 표정으로 벤치를 뛰쳐나와 주심에게 교체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사진] 하라 다쓰노리 감독 /요미우리 자이언츠 홈페이지
경기 후 하라 감독은 산체스의 조기 교체에 대해 “질질 끌고 가고 싶지 않았다. 일요일 경기이고, 불펜을 총동원해 더 이상 점수를 주기 싫었다”고 밝혔다. 미야모토 카즈모토 요미우리 투수수석코치는 “투쟁심이 보이지 않았다”고 산체스에 쓴소리를 한 뒤  “나쁜 흐름으로 가지 않기 위해 빨리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산체스는 지난해 시즌 후 SK를 떠나 요미우리와 2년 다년계약을 했다. 올해 연봉 3억4000만엔, 우리 돈으로 38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시즌 전 시범경기와 연습경기에서 부진했지만 정규시즌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1일 한신 타이거즈전에서 5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도 6이닝 3피안타 4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2경기 연속 볼넷 4개를 허용하며 제구가 크게 흔들렸고, 세트 포지션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시즌 3경기 성적은 2승1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좋지만 13⅔이닝 동안 볼넷 9개를 내주며 삼진은 4개밖에 잡지 못했다. 150km대 강속구에 일본 타자들의 배트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아졌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커맨드가 흔들리고 있다. 36구 만에 교체될 만큼 벤치의 신뢰도 잃어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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