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드래곤볼 나눠준 LCK 첫 외인 감독 '야마토캐논'의 지도 철학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0.07.05 03: 21

"7개의 드래곤볼을 모으면 소원을 빌 수 있다. 선수들에게 나눠준 이유는 서로 협력해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
여자친구에게 '미쳤다'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과감하게 한국행을 선택한 '야마토캐논' 야콥 멥디 감독은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래곤볼이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자신의 지도 철학을 들려줬다. 다소 엉뚱해보였지만 그는 경쟁이라는 체제하에 뛰는 사람은 당연히 목표를 '우승'으로 잡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LCK 데뷔전 승리를 만족해했다. 
샌드박스가 다이나믹스를 제물삼아 드디어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지난 달 18일 한국 입국 후 2주 간의 격리기간을 거친 야콥 멥디 감독은 보란듯이 자신의 데뷔 무대서 샌드박스 선수단과 팬들이 기다렸던 시원한 승전보를 전했다. 

샌드박스는 4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다이나믹스와 1라운드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온플릭' 김장겸과 '고릴라' 강범현이 중요 고비 마다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감격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이 승리로 샌드박스는 개막 5연패의 사슬을 끊고 첫 번째 승리를 챙겼다. 
샌드박스 3대 감독으로 취임한 '야마토캐논' 멥디 감독은 LCK에서는 첫 번째 외인 감독으로  코치, 감독, 분석데스크 등 유럽의 브레인으로 불리고 있다. 2016년 스플라이스의 롤드컵 진출과 지난 2018년 롤드컵에서 바이탈리티를 이끌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감독이라는 자리의 무게감 뿐만 아니라 올 초부터 전세계를 코로나19가 강타한 상황에서 LCK 무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맵디 감독은 "2주간의 격리 기간을 겪었지만, 이곳에 와서 너무 좋다. 격리 기간을 선수들과 만남을 기대하면서 보냈다"고 데뷔무대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T1과 경기를 지켜봤는데, 연습할 때 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이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리그를 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우승을 향해 달려야 한다. 우리의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나아가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그는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거다. 2세트 패배 후에 선수들에게 '모두 잊으라'는 말을 했다. 단판 경기라고 생각하고 3세트를 집중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3세트 우리가 미드 코르키를 선택하자, 상대는 미드 루시안으로 카운터를 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페이트'를 도와 캐리가 가능하게 했다. 이런 식으로 서로를 믿고 돕는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라고 이날 경기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자신의 지도철학에 대한 질문에 멥디 감독은 "사람은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 나는 새로운 도전을 좋아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하루를 지루하게 보낼수도 있다. 샌드박스의 제안을 받았을 때 여자친구는 '미쳤다'고 이야기했지만, 도전을 하고 싶었다. 샌드박스 선수들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보고 도전을 결심했다"면서 "그 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것들을 좋아해 선수들에게 드래곤볼을 나눠줬다. 드래곤볼을 모두 모으면 소원을 빌 수 있는 것 처럼, 선수들이 서로 협력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승 5패 득실 -8로 9위에 머물고 있지만 멥디 감독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한화생명전에 임하는 각오에서도 그의 색깔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한 경기 승리했지만,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그리고 잃은게 없는 팀은 제일 무섭다. 한화생명 역시 단 하루, 아니 1시간도 걸리지 않아 달라질 수 있다"면서 "최대한 결과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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