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 직업인의 사명감 하나도 못 버려요” 잇올 스파르타 ‘슈퍼맘’ 4인방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0.07.03 16: 04

 슈퍼맨은 상상 속의 캐릭터다. 그렇다면 슈퍼맘은? 2020년 대한민국은 슈퍼맘이 꾸려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슈퍼파파도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돌아서면 새 일거리가 생긴다는 가사일은 물론이고, 가계(家計)의 기반이 되는 경제활동도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무리들이다.
그런데 슈퍼맘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와 무관하게 늘 우리 곁에 존재해왔다. 특히 학원업계는 수십년 전부터 슈퍼맘들의 주 활동무대가 돼 왔다. 코로나19로 슈퍼맘의 존재가 더 두드러지는 요즘, ‘독학 재수’라는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잇올 스파르타’의 슈퍼맘 4인방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방과 후에 학원’이라는 보편적인 교습 사이클은 여성들을 학원업계로 끌어들이는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새벽 출근과 저녁 퇴근 대신, 오후 출근과 야간 퇴근을 하면서 가사노동과 사회활동의 겸직이 숙명처럼 다가왔고, 급기야 슈퍼맘을 탄생시켰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영혜 선생, 김두리 선생, 오수정 센터장, 이지연 센터장.

엄마와 직업인의 역할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점도 여성들을 학원업계로 이끈 요인이 됐다. 내 집 아이 교육을 학원에서 병행할 수 있고, 학원 수강생들에겐 내 집 아이를 돌보듯 교육과 양육 두 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쏟을 수 있다. 아이를 학원에 맡기는 부모들이 학원업계에 투신한 슈퍼맘들을 더 신뢰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잇올 스파르타 노원중계센터를 운영하는 이지연 센터장의 말에서 학원생들을 대하는 슈퍼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엄마의 마음이 60%, 직업인으로의 사명감 40%를 갖고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는 이지연 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토털 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공부에 필요한 지식 정보는 물론이고, 위생과 방역, 그리고 전반적인 컨디션까지 토털 관리가 필요한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잇올 스파르타 노원중계센터 이지연 센터장.
‘잇올 스파르타’는 3세대 교육시스템인 독학관리형 학원 중 직영점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상대적인 개념으로 ‘재수종합학원’이 있는데, 단과반 종합반을 운영하는 학원은 재수종합학원이다. 독학관리형 학원은 불필요한 수업을 일괄적으로 들어야 하고 자기주도학습시간 확보가 힘들다는 재수종합학원의 단점, 자기주도학습은 되지만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독서실'의 단점을 제거하면서 탄생했다. 이 둘의 장점만을 결합시켜 독학재수학원 시스템과 관리형 독서실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학원에서 학생(재수생과 공무원 수험생)들은 필요한 수업은 인터넷 강의로 들으면서 스스로 공부를 한다. 그러다 막히는 게 있으면 학원에 상주하고 있는 교과 선생들에게 질문을 해 문제를 해결한다. 학원은 학생들의 요청이 있으면 특강을 편성해 별도의 수업을 하기도 하지만 기본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막힘이 생길 때만 선생들이 도움을 주는 구조다. 학원은 독학생들의 토털 생활 관리를 더 큰 임무로 친다.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환경을 제공하고, 관찰과 면담을 통해 정서까지 관리한다.
이지연 센터장은 독학관리형 학원의 기능을 ‘토털 컨디션 관리’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다. ‘잇올 스파르타’의 ‘잇’도 영어 단어 ‘It’의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말의 ‘잇다’에서 따온 ‘잇’의 의미가 더 크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부모와 자녀 사이의 공감, 수험생과 강사진의 소통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잇올 스파르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연 센터장은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에서 진로상담역으로 근무하다가 학원 업계에 투신했다. 하버드, 존스홉킨스대, MIT 등에 추천서를 써주고,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진로상담을 도맡아 하다가 육아 문제로 퇴사를 한 뒤 다시 학원업계로 뛰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원 관리 업무는 두 배로 많아졌다. 1일 3회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학원 전 시설은 주2회 방역을 한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대체됐고, 식사 테이블은 아크릴판으로 독립 공간이 만들어졌다.
수험생들의 작은 표정 변화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는 지, 초조감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 지, 정서적인 피로가 쌓여 있지는 않은 지 세심히 관찰하고 필요하면 도움을 준다.
여느 학원 시스템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 있다. 이지연 센터장은 “어엿한 대학생이 된 졸업생들이 커피 한 잔을 사 들고 학원을 찾아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졸업생들이 학교 선생님들에게도 하기 어려운 도리를 하고 있었다.
잇올 스파르타 전주 중화산센터 오수정 센터장.
전주 중화산센터를 이끌고 있는 오수정 센터장은 ‘학원계 슈퍼맘’의 전형이다. 초중고 보습학원은 물론이고, 종합 재수학원, 심지어 학원 차량기사도 했다. 학원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어 식당일도 해 봤다고 한다.
“대학교 1학년 때 컴퓨터 학원 수강을 갔는데, 그 학원 원장이 중고생 수학을 가르칠 수 있냐고 묻더라. 그 일이 계기가 돼 평생을 학원에서 보내고 있다”는 오수정 센터장은 “강사로서, 부모로서, 원장으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인생 경험을 쌓았다. 상담을 온 부모들과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먼저 사람에 대한 신뢰를 주고받는 것이 그녀 만의 ‘상담의 기술’이었다.
‘엄마의 마음’은 여기서도 통했다. “제 딸은 현재 캐나다에서 유학을 하고 있고, 아들은 군복무를 하고 있다. 다행히 아이들이 초등학생 일 때는 초등학원, 중고등학생일 때는 중고등 학원을, 딸 아이가 재수를 할 때는 재수학원을 운영했다. 이런 이유로 누구보다 생생히 학생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경험이 학원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녁시간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없었던 게 가장 큰 아쉬움이라는 오수정 센터장은 “저녁이 없는 삶을 수십 년째 살고 있지만 그나마 아이들과는 학원에서 함께 지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엄마의 일을 잘 이해해 주는 아이들은 때로는 훌륭한 마케팅 요소가 되기도 해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슈퍼맘 기질’은 잇올 스파르타 운영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전주 중화산센터, 광주센터 등 3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동거리만 100km가 넘는 일과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수행한다. 혹시 서울 본사에서 회의라도 있는 날이면 전주-광주-서울 코스를 뛰어다니고도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유지한다. “엄마된 마음가짐으로 학생들을 응원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있다”는 오수정 센터장은 “은퇴 후에는 노인공동체마을 같은 것을 만들어서 독거노인들도 외롭지 않게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소망을 말하기도 했다.
대구 수성구센터 권영혜 선생.
대구 수성구센터의 권영혜 선생은 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학생을 이끄는 열정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가 역시 육아 때문에 그만두고 학원업계에 뛰어든 권영혜 선생은 “재수학원이 삭막한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싶다. 학원이 학생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학생들에게 쏟고 있는 열정이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났다. “가르치는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한다. 완벽할 순 없을지라도 가족과 일, 두 마리 토끼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어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혜 선생은 지난 해 수성구센터를 거쳐간 한 학생 얘기를 했다. 고교 때 전교 1등을 도맡아 했지만 전략의 실수로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던 학생 이야기다. 권 선생은 “워낙 공부를 잘 하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학업에 도움을 줄 것은 없었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 효과적인 입시전략을 짜주는 게 그 친구에게 필요한 도움이었고 잇올 스파르타의 시스템이 그 일을 해줬다”고 했다. 그 학생은 결국 2020 수능 수석을 차지해 서울대 의예과와 연세대 의예과에 모두 합격했다. 
잇올 스파르타의 시스템은 권영혜 선생이 꿈꾸는 이상적인 교육환경에 더 가까이 가 있었다. “150명의 학원생 중 40명을 담당하고 있는데, 아침 인사를 하는 목소리부터 관찰한다. 혹시 컨디션이 다운돼 있으면 기운을 되찾을 만한 말을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에 붙여준다. 상담이 필요할 때는 가르침을 주기보다는 고민을 들어준다는 마음으로 대한다. 포스트잇을 통한 소통도 꾸준히 하고 있다. 누군가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줘 기운을 내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영어교과 김두리 선생
지금은 잠시 다른 수업을 맡고 있지만 대치센터에서 영어 교과를 맡았던 김두리 선생도 여걸 중의 여걸이다.
김두리 선생은 특이하게 고등학교 때 장래희망이 ‘과외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만났던 과외선생이 가족 같은 팀이라는 인상을 줬고 그 기억이 과외 선생을 이상형으로 만들었다. 희망대로 과외 선생은 아니지만 잇올 스파르타에서 궁금증 많은 학생들의 질문을 술술 풀어주는 해결사 구실을 했다.
잇올 스파르타의 룰 중에 이런 게 있다. 학생이 어떤 질문을 갖고 오더라도 1분 30초 안에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1분 30초의 시간은 수능 시험에서 한 문제당 주어진 시간이다. 교과 선생이 그 시간 안에 해결책을 찾아주지 못하면 실제 수능에서 그 문제를 놓치게 된다는 논리다.
“학생들에게 조력자 역할을 조금 더 오래 하고 싶다”는 김두리 선생은 그 이유 때문인지 결혼은 했지만 임신과 출산은 아직 계획이 없다. 시험문제뿐만 아니라 인생살이까지,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막힘없이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좀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는 게 김두리 선생의 욕심이다.
김두리 선생은 영어에 반감을 갖고 있었던 학생 사례를 이야기했다. 학업 성적이 좋은 편이었지만 수학적 사고로 영어에 접근하는 바람에 유독 영어 성적만 나지 않는 학생이었다. 수학처럼 답이 딱 떨어지지 않아서 영어에 흥미를 잃은 케이스였다.
김두리 선생은 “절대평가인데도 영어가 4등급이었다. 영어에 대한 반감을 없애는 게 급선무였다. 매일 3시간씩 영어를 써보자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대신 매일 검사를 해 주고 이해가 안 가는 문제는 끝까지 설명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게 1월초의 일이었는데 두 달간 정말 매일 와서 1시간찍 질문을 하는데, 나중에는 그 학생만 보면 어지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이 학생이 3월 모의고사에서 영어 1등급이 나왔다. 그 친구와 하이파이브를 10번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과의 정서적 교감이 영어 반감을 씻어내는 특효약이 됐다. “주 1회, 혹은 2회 수업만 할 때는 못 느꼈던 교감이었다. 하나의 팀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 친구와 1년의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함께 할 수 있게 해준 잇올 시스템이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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