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생→필승맨' 부활한 유원상, 주 5회 출격 "믿음에 감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29 13: 02

“필요해서 데려왔는데 이렇게 필요할 줄 몰랐다”. 
KT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 투수 유원상(34) 이야기가 나오자 기대 이상 활약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NC에서 방출된 유원상은 이강철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만 가오슝 마무리캠프 때부터 KT 유니폼을 입었다. 투수 뎁스 보강 차원의 영입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유원상의 활약은 단순한 뎁스 보강을 뛰어넘는다. 29일 현재 18경기에서 19이닝을 던진 유원상은 5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는 없다. 특히 최근 10경기 4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짠물 투구를 펼치며 KT 불펜에 없어선 안 될 필승맨이 됐다. 

8회말 무사에서 KT 유원상이 한화 김민하의 1루땅볼에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고 있다.  /jpnews@osen.co.kr

이강철 감독은 “유원상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원래부터 좋은 변화구를 갖고 있는 투수다. 구속도 140km 넘게 올라왔다. (박승민) 투수코치 지도를 잘 받아들였다”며 “이렇게 필요할 줄 몰랐다”고 칭찬했다. 지난 25일 수원 NC전 더블헤더 포함 지난주 6경기 중 5경기에나 출격할 만큼 팀 내 비중이 커졌다. 
유원상은 “지난해 NC에서 방출된 뒤 KT가 불러주셨다. 팀에 많은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1군에 합류한 시점(지난달 22일)이 중간 투수들이 힘들 때였다. 남들보다 엔트리 등록은 늦었지만 준비를 잘했고,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아 팀도 나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7회초 무사 1,3루에서 KT 유원상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이어 그는 “트레이드나 2차 드래프트로 팀에 온 게 아니다. 지금 성적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는 당연하다”며 “KT에 와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어릴 때는 힘이 좋아 스피드 위주로 갔지만 요즘은 정확성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포수 (장)성우가 리드하는 대로 정확하게만 던지려 한다. 자신감이 붙으니 스피드도 더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유원상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9km로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9이닝당 볼넷이 2.37개로 데뷔 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예리한 슬라이더, 뚝 떨어지는 포크볼, 느린 커브까지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구속도 최고 144km까지 올라왔다. 지난 2012~2014년 LG 필승맨 시절 전성기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06년 한화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올해로 프로 15년차 베테랑이 된 유원상은 젊은 선수가 많은 KT 투수진에 경험과 노하우도 전수한다. 그는 “슬라이더 같은 변화구도 알려주고 있고, 정해진 루틴이 없는 선수들에겐 선발과 중간을 다 해본 경험을 토대로 답을 주려 한다.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6회말 마운드에 오른 KT 투수 유민상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지난달 22일 1군 등록 이후 유원상은 리그 전체 구원투수 중 최다 19이닝을 소화 중이다. 지난 한 주 5회 출격까지, 잦은 등판에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유원상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그만큼 믿고 써주시는 것이니 감사하다. 관리를 잘해주셔서 크게 무리 되지 않는다”며 “남은 시즌 엔트리에 안 빠지고 팀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반등의 계기가 되고 싶다. 이 상태로만 계속 가면 좋을 것 같다”는 말로 8위 KT의 반격을 자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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