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들도 긴장해야" 최원호 체제 한화, 뉴페이스 보는 재미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29 10: 21

“저 경기 나갈 수 있습니다”. 
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은 28일 대전 KT전을 앞두고 내전근 쪽에 가벼운 통증으로 선발 제외됐다. 4년차 포수 박상언이 대신 선발 마스크를 썼다. 경기 전 훈련 때 정경배 한화 수석코치가 “상언이가 오늘 4안타 치는 것 아니냐”고 한마디 하자 최재훈은 “저 경기 나갈 수 있습니다”라고 반응했다. 
엄연히 한화 주전 포수는 최재훈이다. 하지만 두산 시절 백업으로 오래 뛴 그는 잠시라도 자리를 비워선 안 되는 프로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에서 한화는 이처럼 주전 선수들도 긴장할 수 없는 경쟁을 유도하려 한다. 나아가 팀 미래를 위해 포지션별 육성도 계획하고 있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박상언은 최재훈의 뒤를 이어 주전 포수로 성장해야 할 선수다. 신체 조건과 파워가 좋다. 포수로서 포구와 송구 능력도 두루 갖췄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고, 나이도 23세밖에 되지 않았다. 최재훈이 내년 시즌 후 FA가 된다. 팀에 남으면 좋겠지만, FA 선수의 진로는 아무도 모른다. 미리 박상언에게 1군 경험을 쌓게 하며 육성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비록 한화는 이날 KT전에 4-8로 패했고, 순위는 여전히 10위 꼴찌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박상언이 2루타 포함 2안타 멀티히트로 활약한 게 위안이었다. 이처럼 2군에서 올라온 20대 초중반 젊은 신진급 선수들이 투타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한화 야구를 보는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한화 박상언. / dreamer@osen.co.kr
신인 외야수 최인호는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14타수 5안타 타율 3할5푼7리 3타점으로 하위타선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일한 규정타석 4할대(.414) 타율로 퓨처스리그를 폭격한 타격 솜씨가 1군에서도 통하고 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정경배 코치가 앞으로 수위타자도 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신인 내야수 박정현도 28일 KT전을 앞두고 1군에 올라와 9회 대타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1군 5경기에서 7타석으로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안타 3개로 타격 재능을 뽐내고 있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이지만 2루수, 1루수까지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 
투수 쪽에서도 새얼굴들이 넘친다. 지난 201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으나 두 번의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고생했던 좌완 황영국은 8경기에서 홀드 3개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중이다. 최근 2경기 연속 1이닝 무실점 홀드로 필승조에 합류했다. 삼성에서 방출된 뒤 일본독립리그를 거쳐 지난해 한화로 온 우완 윤대경은 추격조 임무를 맡아 9경기 평균자책점 2.08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신인 사이드암 강재민도 28일 KT전에서 8회 강타자 유한준과 박경수를 연속 삼진 잡는 배짱 투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8회초 한화 황영국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기존 주전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침 발라 놓은 자리는 없다. 새로운 선수들이 올라와서 잘하면 계속 뛰어야 한다. 자연스러운 경쟁 속에 신구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주전 선수들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젊은 선수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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