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홈런 페이스' 무시무시한 로하스, 테임즈 부럽지 않다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28 06: 02

 KT가 자랑하는 ‘4년차 장수 외인’ 멜 로하스 주니어(30)가 어느덧 홈런 17개로 이 부문 독주를 시작했다. 홈런 외에도 타격 주요 부문에서 가공할 만한 성적을 내며 KBO리그를 지배한 에릭 테임즈(워싱턴)를 떠올리게 한다. 
로하스는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 25일 수원 NC전 더블헤더 2차전부터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가동했다. 시즌 홈런 숫자는 17개. 이 부문 2위인 LG 로베르토 라모스, NC 나성범(이상 13개)과 격차를 4개 차이로 벌리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 

9회초 무사에서 KT 로하스가 좌월 솔로포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산술적으로 로하스는 시즌 53홈런까지 가능하다. 지난 2018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43홈런을 가뿐히 넘어설 페이스. 2018년처럼 공인구 반발력이 높은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 아니란 점에서 로하스의 올해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27일까지 로하스는 KT의 46경기를 모두 뛰며 타율 3할7푼8리 70안타 17홈런 45타점 40득점 14볼넷 45삼진 출루율 .423 장타율 .730 OPS 1.153을 기록 중이다.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공식 타이틀 4개 부문 1위. 비공식 타이틀인 OPS도 1위다. 안타 2위, 타율 3위, 출루율 4위로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4위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대체 선수로 KT와 인연을 맺은 로하스는 올해로 4년차 베테랑이 됐다. 만 30세로 여전히 젊은 나이, 한국 리그와 문화에 모두 적응한 만큼 거칠 게 없다. 지난해까지는 중견수로 수비 부담이 컸지만 올해 KT에서 배정대가 주전 중견수로 떠오르며 타격에 더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우익수를 맡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중견수 배정대가 좌우 모두 넓게 커버해주니 로하스의 수비가 표시나지 않는다”며 “로하스가 원래 시즌 초반에 안 좋은 스타일이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시즌을 늦게 시작했고, 예년보다 시동이 빨리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로하스는 지난해까지 3~4월 통산 타율 2할6푼2리 OPS .791에 그친 슬로스타터였다. 
에릭 테임즈 /soul1014@osen.co.kr
올해는 코로나19로 개막이 5월로 미뤄졌고, 로하스는 예열 시간을 거치지 않고 시작부터 몰아치고 있다. 로하스의 위압감은 이제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였던 테임즈에도 비견된다. 테임즈는 2014~2016년 3년간 NC에서 뛰며 KBO리그를 폭격하고 미국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테임즈의 최고 시즌은 2015년이다. 그해 142경기에서 타율 3할8푼1리(1위) 180안타(4위) 47홈런(3위) 140타점(2위) 130득점(1위) 103볼넷(2위) 40도루(5위) 출루율 .498(1위) 장타율 .790(1위) OPS 1.288(1위)을 기록하며 MVP에 등극했다. KBO리그 최초 40홈런-4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역대급 시즌이다. 
현재 로하스의 성적도 대단하지만, 감히 2015년 테임즈를 넘볼 수준은 아니다. 리그 환경과 구장 효과를 고려해 타자가 얼마나 득점에 기여했는지를 평가하는 조정득점생산력(wRC+)은 2015년 테임즈가 222.3으로 80경기 미니 시즌이었던 1982년 원년을 제외하면 KBO리그 역대 1위에 해당한다. 
9회초 무사에서 KT 로하스가 좌월 솔로포를 날리고 있다.  /jpnews@osen.co.kr
올 시즌 로하스의 wRC+는 무려 200.3으로 역대 9위에 빛나지만 아직 98경기가 더 남아있어 꾸준함이 관건이다. 로하스는 지명타자로 나선 27일 경기 후 “이강철 감독님이 체력 관리를 위해 배려해주셔서 힘든 점은 없다.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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