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이스 겸 응원단장, 서폴드는 왜 자신의 뺨을 쳤을까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28 13: 07

에이스이자 응원단장. 한화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30)는 등판하는 날과 그렇지 않는 날로 나뉜다.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날은 에이스답게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이다. 지난 26일 대전 KT전에 선발등판한 서폴드는 3회 이닝을 마친 뒤 덕아웃에 들어와 자신의 이마와 뺨을 손으로 치며 자책했다. 3회 안타를 하나 맞긴 했지만 이후 3타자를 범타로 잡은 뒤였다. 

한화 서폴드가 경기에 앞서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며 미소짓고 있다. /jpnews@osen.co.kr

이에 대해 서폴드는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경기 중 채드벨이 투구 메카니즘에 대한 조언을 해줬고, 최대한 빨리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 다시 한 번 이를 각인시키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만큼 경기와에 깊게 몰입한 상태였다. 
서폴드는 최원호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진 면담 자리에서도 자신의 이 같은 스타일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경기 중 에너지를 받고 표출하는 게 중요하다. 요즘처럼 무관중 경기에선 선수들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를 넘기거나 중요한 삼진을 잡으면 기분 좋은 감정을 표출해야 한다. 실수를 한 뒤 자책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공을 던지는 날은 파이터가 따로없지만 등판이 없는 날은 덕아웃 분위기 메이커로 변신한다. 득점하거나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서 온 동료 선수들 면전에 괴성을 지르거나 춤을 추며 분위기를 띄운다. 
한화 서폴드가 삼진을 잡고 환호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최근에는 한화 구단이 CJ제일제당과 협업해 한정판으로 출시한 ‘이글이글 불꽃 왕교자’ 광고 모델로 깜짝 출연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특유의 흥으로 빼어난 연기력과 유창한 한국어 발음을 뽐냈다. 서폴드는 “광고 촬영은 처음으로 해봤다. 굉장히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최하위로 처진 한화는 이런 서폴드의 흥에 힘을 받는다. 서폴드는 “팀 성적이 안 좋아서 일부러 더 그렇게 하는 건 아니다. 원래부터 야구는 즐기면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왔다. 야구를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게임이란 생각으로 즐기려 한다. 매일 반복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일상에 젖어들면 매너리즘이 올 수 있다. 즐기면서 매일 새롭게 해야 한다”는 철학도 밝혔다. 
한화가 올 시즌 거둔 12승(35패) 중 5승(4패)을 서폴드가 만들었다. 시즌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50 퀄리티 스타트 8차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꼴찌 팀의 에이스는 매 경기 반드시 이겨야 하는 무거운 압박감에 시달리는 자리이지만 서폴드는 그럴수록 단순해지려 한다. 
[사진] 왕교자 광고 모델이 된 서폴드 /이글스TV 캡처
그는 “당장 내 앞에 주어진 임무에 집중하려 한다. 부담을 갖지 않기 위해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한다. 매일 0-0에서 경기가 시작된다. 거기서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한다”며 “개인 성적을 떠나 팀 성적이 안 좋기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다. 개인 기록보다 팀이 정상 궤도에 오르는 것만 신경 쓴다”고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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