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 내가 안다" 쓰러진 염경엽, 동료 감독의 '동병상련' 응원 [오!쎈 잠실]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06.27 06: 02

감독의 마음은 감독이 안다고 했을까.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의 갑작스러운 실신 소식에 동료 감독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5일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쓰러졌다. 염경엽 감독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당분간 휴식을 취하게 됐다. 염경엽 감독이 쓰러진 이유는 극심한 스트레스. SK는 전날까지 7연패를 당하며 9위에 머물렀다.
SK는 지난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지키다가 마지막 경기에서 두산에게 우승을 내줬다.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며 자존심 회복을 꾀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SK 염경엽 감독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주시하고 있다./ rumi@osen.co.kr

올 시즌 SK는 더욱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나 오히려 연패에 빠지는 등 팀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예민한 성격의 염경엽 감독은 식사까지 거르는 일이 많아졌다.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결국 몸이 버티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이 갑작스럽게 쓰러졌다는 소식에 동료 감독들은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당시 적장으로 있던 김태형 감독은 염경엽 감독과는 한 살 터울로 각별한 사이였다. 염경엽 감독이 쓰러지가 김태형 감독은 가장 먼저 달려가 염경엽 감독의 상태를 지켜봤다.
김태형 감독은 “항상 염경엽 감독과는 각별하게 밥도 먹으면서 친한 사이로 지낸다. 올해는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 감독들은 지면 항상 스트레스 받는다. 이 중 염경엽 감독은 식사를 잘 못하는 편”이라며 "속에 있는 이야기도 하면서 지켜봤는데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과거 염경엽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손혁 키움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손혁 감독은 “내가 해설을 하고 있을 때 처음으로 메인코치를 시켜주신 감독님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배려해주셨다. 다른 분들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나에게는 더 특별한 감독님이다. 나를 지도자의 길로 이끌어주신 분이다.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강철 감독 역시 “처음 염경엽 감독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라며 “내가 수석코치를 할 때도 식사를 거의 안 하고 누룽지만 먹고는 했었다. 그 마음을 누가 알겠는가. (감독을) 해본 사람들만 알 것이다. 프로에선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이 있다. 프로란 게 그런 것 같다. 빨리 건강을 찾아서 그라운드에 돌아왔으면 좋겠다. 빨리 쾌차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감독들 역시 건강해진 염경엽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맞붙게 될 날을 기다렸다. 이동욱 NC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스트레스는 감독과 항상 같이 가는 동반자다”라며 “염경엽 감독이 빨리 몸이 좋아져서 야구장에서 뵀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 연패에 빠져 있는 류중일 LG 감독도 “남 일 같지 않다”라며 ‘동병상련’의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고, 허문회 롯데 감독과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하루 빨리 염경엽 감독을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국적은 넘어선 '동료애'를 보여줬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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