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OSEN+] ‘트레일블레이저’ ‘XM3’, 이유 있는 인기 

[월간 OSEN+] ‘트레일블레이저’ ‘XM3’,...
[OSEN=강희수 기자] 효율적인 엔진에 산뜻한 디자인, 자동차의 상품성을 구성하는데 이 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을까?...


[OSEN=강희수 기자] 효율적인 엔진에 산뜻한 디자인, 자동차의 상품성을 구성하는데 이 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을까? 게다가 가격까지 합리적이라면? 자동차 실구매자들의 고민은 이 단계에서 이미 끝난다.

아주 간단한(?) 두 가지 덕목을 충족시켜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차가 있다. 쉐보레의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 ‘XM3’다

지난 1월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는 4월까지 5,522대가 팔렸다. 코로나19 창궐로 부품수급이 안돼 생산 차질을 빚기도 하고, 글로벌 수출 물량 때문에 내수 공급물량을 조절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 거둔 성과다.

XM3의 판매량은 더 놀랍다. 지난 2월 출시된 XM3는 3월 5,581대, 4월 6,276대 등 누적 1만 1,914대를 팔았다.

모두 코로나19가 촉발한 대공황 수준의 글로벌 경기 위축 속에서 거둔 성과다. 내외부적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에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는 효자들이다.

두 모델의 성공 요인에는 공통점이 있다. 매력적인 다운사이징 신형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고, 콤팩트 SUV이지만 공간 활용성이 우수하며 디자인이 빼어나다는 점이다. 콤팩트 사이즈이기 때문에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 인기 요소는 골고루 다 갖춘 셈이다.

▲중독성을 노린 트레일블레이저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름이 어렵다. 우리말 차 이름은 대부분 2~4음절인데 무려 7음절이나 된다. 게다가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라는 한 단어로 들리지 않고, 트레일(trail)과 블레이저(blazer)가 분리돼 들린다.

이 차를 들여올 때 한국지엠 내부에서도 충분히 논의를 했다고 한다. 좀더 입에 달라붙는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라는 본명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각종 영상매체를 통해 노출되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 광고는 특별한 제품 설명없이 ‘트레일블레이저’라는 이름만 무한반복된다. 귀에 익을 때까지 중독이라도 시키겠다는 심산이다.

그런데,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가 한국지엠이 작정한 전략과 맞아 떨어진다. 트레일블레이저, 합성어이기는 하지만 ‘개척자’ ‘선구자’라는 뜻의 보통명사다. 그 동안의 부진을 딛고 개척자의 심정으로 다시 일어서겠다는 한국지엠의 의지가 담겨있다.

제품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한국지엠의 ‘개척 의지’는 빈 말이 아니다. 미국 소비자가 아닌,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딱 맞게 개발됐다는 느낌이 든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가 안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반란군이다.


반란은 파워트레인에서 시작된다.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저마다 ‘다운 사이징’을 외치며 저배기량 고효율 엔진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쉐보레도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관건은 다운사이징 엔진이 얼마나 ‘다운사이징’의 한계를 잘 극복했느냐이다.

다운사이징 엔진은 저배기량으로 높은 출력을 내야하기 때문에 ‘터보’라는 장치를 단다. 터보는 작은 엔진으로 높은 출력을 내게 하지만 동시에 한계도 갖고 있다. 터보가 작동하는 단계까지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터보래그’라고 부르는 시차가 필연적으로 따르고, 터보가 작동해도 저배기량의 엔진을 쥐어짜내는 듯한 엔진음이 거슬린다.

이런 한계만 극복한다면 다운사이징 엔진은 친환경 측면에서 매우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1.35리터 E-터보(Turbo) 엔진은 섬세한 전자 제어로 이 한계를 극복했다. 쉐보레 말리부에도 장착된 바 있는 E-터보는 초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로 연료 낭비를 막았고, 엔진 내부 온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신규 전자식 워터펌프, 터보차저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자식 웨이스트게이트(wastegate), 전자 유압식 브레이크 부스터 ‘e부스트’ 등 첨단 전자기술을 도입해 다운사이징의 개념을 바꿔 놓았다. 터보 앞에 붙은 ‘E’는 전자적 제어기술의 그 ‘E’다.

쉐보레는 이 엔진을 두고 일반적인 ‘다운사이징’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중량을 낮추고, 터보차저와 초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을 바탕으로 최적의 배기량, 최고의 성능-연비 효율을 달성한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 터보 엔진이라고 명명했다.

1.35리터 배기량의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출력이 156마력, 최대토크가 24.1kg.m이나 된다. 쏘나타 가솔린 2.0 자연흡기 엔진의 최고출력이 160마력, 최대토크가 20.0kg.m이다. 1.35리터 터보로 2,000cc 자연흡기에 버금가는 파워를 낸다.

변속기는 바퀴굴림 방식에 따라 두 종류가 결합된다. 전륜구동 모델에는 연료효율이 높은 VT40 무단변속기가, 사륜구동 모델에는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연결됐다. E-터보(Turbo)에 9단 변속기가 조합된 모델은 운동성이 끝내 준다. 스포츠 주행이 가능할 정도의 질주 본능이 내재돼 있다.


사륜구동 모델은 특히 Z-링크 리어 서스펜션 시스템이 깔려 있어 도로 여건을 가리지 않는 주행 성능 및 핸들링 성능을 자랑한다. 간단한 온/오프 버튼 조작만으로 FWD(전륜구동) 모드, AWD(사륜구동) 모드를 상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처블 AWD (Switchable AWD) 시스템이 매혹적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AWD 시스템에는 불필요한 연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FWD 모드 주행 시 프로펠러 샤프트의 동력 전달을 차단해 효율을 높이는 기능도 있다.

6개의 에어백,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 쉐보레의 첨단 안전사양도 촘촘하게 들어있다. 각종 주행정보를 편리하게 볼 수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정숙한 실내 환경을 제공해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 상황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을 닫아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에어로 셔터, 7개의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같은 고급 선택사용도 다 구비됐다.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아 세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건 뜻하지 않은 횡재수다. 트림별 가격은 LS 1,995만원, LT 2,225만원, Premier 2,490만원, ACTIV 2,570만원, RS 2,620만원이다.


▲XM3, 피할 수 없는 프랑스 감성

르노삼성자동차의 XM3도 엔진 얘기를 먼저 해야겠다. 르노그룹과 다임러사가 공동 개발했다는 신형 4기통 1.3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다.

신형 ‘TCe 260’이라는 이름의 이 엔진은 실린더헤드와 직분사 인젝터를 수직 장착한 델타 실린더 헤드 기술이 들어가 있다. 성능과 경제성을 모두 잡은 고효율 엔진이 이 기술에서 탄생했다. 델타 실린더 헤드는 엔진 경량화, 공간 최적화를 가능하게 해 연료효율성을 높인다. 복합연비 13.7km/L,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125g/km로 저공해 가솔린 엔진을 구현했다.

변속기는 독일 게트락(GETRAG)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이 장착됐다. 수동변속기의 거친 손맛이 남아 있는 변속기다. 둘이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의 운동성능을 낸다. 트레일블레이저 보다 출력은 약간 떨어지지만 토크는 앞선다. 발진성능이 좋은 XM3는 전 트림 패들 시프트를 기본사양으로 배치해 운전의 재미를 강조했다.

트레일블레이저에 비해 XM3는 디자인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르노삼성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기는 했지만 르노그룹의 프랑스 감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소형 SUV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실루엣이 XM3에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쿠페형 SUV를 보는 듯한 실루엣이다.

르노삼성은 XM3의 디자인을 두고 ‘동급에서 가장 낮은 차체높이(1,570mm)와 가장 높은 최저지상고(186mm)가 절묘하게 빚어낸 실루엣’이라고 자랑한다. 차체도 소형 SUV라고 하기에는 억지스러울 정도로 큼직하다. 중형 세단과 소형 SUV의 중간적인 크기와 형태로 크로스오버를 지향하는 게 XM3다.


실내는 모바일 세대를 겨냥한 전략적 기능들이 다수 투입됐다. 10.25인치 TFT 클러스터를 통해 내비게이션을 보여주는 ‘맵인(Map-in) 클러스터 기능’은 운전자가 시야를 분산하지 않고도 내비게이션을 보며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SK텔레콤 T-맵을 이용한 완전 통신형 커넥티드 내비게이션을 탑재하고 있다는 게 눈길을 끈다. 스마트폰 테더링 없이 서버로부터 최신 정보 업데이트와 맵 스트리밍을 할 수 있다.

LED 퓨어 비전 헤드라이트,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긴급제동 보조시스템 등 선호도 높은 기능이 전트림 기본사양으로 제공되고, 정차 및 재출발까지 모두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이탈방지 보조시스템(LKA), 후방 교차충돌 경보시스템(RCTA) 등 ADAS 기능도 보강했다. 옵션으로 마련한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음역별로 세분화한 9개의 스피커로 실내 모든 좌석에서 생생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트림별 가격은 1.6 GTe의 경우 SE 트림 1,719만 원, LE 트림 1,939만 원, LE Plus 트림 2,140만 원이고 TCe 260 모델은 LE 트림 2,083만 원, RE 트림 2,293만 원, RE Signature 트림 2,532만 원(개소세 1.5% 기준)이다. /100c@osen.co.kr

* 이 콘텐츠는 ‘월간 OSEN+’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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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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