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낮추며 복귀한 김연경 “올림픽 메달이 가장 중요한 목표” [일문 일답]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6.10 14: 47

김연경(32)이 11년 만에 한국배구에 돌아왔다.
김연경은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복귀 기자회견에서 “이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복귀를 결정하면서도 가장 경기력 유지에 좋은 선택이 무엇일지 고민했다”며 한국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2005년 흥국생명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김연경은 2009년 일본 JT마블러스와 계약하며 해외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페네르바체(터키, 2011-17),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중국, 2017-18), 엑자시바시(터키, 2018-20)를 거치며 세계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로 거듭났다.

김연경이 입단식에 참석해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rumi@osen.co.kr

한국 복귀 의사를 밝힌 김연경은 지난 6일 흥국생명과 연봉 3억 5000만 원 수준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배구팬들은 2020-21시즌부터 다시 V리그에서 김연경을 볼 수 있게 됐다.
아래는 김연경과 일문일답
▲ 한국 복귀 결정 계기는?
- 많은 고민도 했고 걱정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대표 훈련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또 해외상황이 좋지 않아서 리그가 시작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었다. 내년 올림픽 준비도 생각하니 국내 복귀가 경기력 유지에 좋을거라고 판단했다.
▲ 연봉을 많이 낮추게 됐는데?
- 샐러리캡을 걱정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경기력 유지였다. 경기력을 생각하니까 금전적인 부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 세계최고 연봉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쉽지 않은지?
- 사실 걱정이 정말 많았다. 내가 과연 괜찮을까 미래에 대한 생각도 했다. 배구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게 뭘까 생각했을 때 올림픽 메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많은 에이전트와 구단들도 내 연봉을 보고 놀라는 반응이다. 내가 감내해야할 부분이다. 마지막 목표인 올림픽 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한국을 떠나기 전과 지금 V리그가 달라진 점은?
- 이렇게 많은 관심속에서 배구를 하지 못했던 환경이었다. 이제는 배구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활성화됐다. 샐러리캡도 많이 올랐다. 
▲ 흥국생명 전승우승?
- 이렇게 말씀드리면 좀 그렇긴한데 무실세트는 말도 안되는 것 같다. 스포츠란게 쉽지 않다. 말로는 우리도 다들 전승 우승 말하지만 말만큼 쉬우면 대충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승을 목표로 팀도 준비하고 나도 준비를 한다. 하지만 무실세트우승, 전승우승이라는 단어 자체는 조심스럽다. 뚜껑을 열아봐야 알 수 있다. 
▲ 친구 김수지, 양효진과 다시 만나는 감회, 그리고 흥국생명 후배들과는 어떤 인사 나눴는지?
-김수지, 양효진은 너무 환영해줬다. 워낙 친하다보니까 앞으로 기댈 수 있는 친구가 와서 좋아하면서도 상대팀으로 만나야되니까 싫어하기도 한다. 아직 흥국생명 선수들과는 만나지 못했다.
▲ 현재 몸상태는? 또 이제 적지 않은 나이인데?
- 30대 중반 아직 아니다. 30대 초반. 몸상태는 괜찮은 편이다. 비시즌이다보니까 휴식도 많이 취했고 치료도 받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면서 컨디션 조절하고 있다. 흥국생명 들어왔으니 선수들과 호흡 맞추면서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겠다.
▲ 팀 합류 시점은? 방송 출연은 어떻게 될지?
- 언제 복귀할지는 감독님과 상의해서 추후 이야기를 통해서 정해질 것 같다. 방송은 비시즌이기 때문에 방송을 많이 하면서 배구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경기력이나 연습에 지장없는 한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시즌이 다가오면 시즌에 집중할 것 같다.
▲ 유튜브 활동은 계속하게 될지?
- 유튜브는 해야한다. 40만 유튜브다.
▲ 후배들을 위한 통 큰 양보,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
- 이번에 흥국생명에 들어올 때 후배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샐러리캡 문제가 있을거라고 예상했다.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런 결정을 해도 되겠다 싶었다. 부모님도 좋은 결정이라고 지지해주셨다. 
▲ 1년이라는 기간은 어떻게 결정했는지?
- 이번 결정을 하면서 내년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올해 잘 준비해서 내년 올림픽을 잘해보자는 생각뿐이었다. 계약 기간이 1년이라 많은 의문점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올해에 집중하려고 했다.
▲ 올림픽 연기 때 심정과 마지막 올림픽에 대한 감정
- 올림픽 연기 소식 들었을 때 씁쓸함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까 어쩔 수 없다. 내년에 하는 것도 준비하는 과정에 여유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더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 잘 준비하겠다. 
▲ 올해 개인타이틀 욕심은?
- 개인 타이틀 욕심은 하나도 없다. 받을 상 다 받았다. 타이틀, 챔피언 결정전 MVP, 신인상, 정규시즌 MVP 등 왠만한건 다 받았다. 팀이 우승하는 것, 더 나가아면 올림픽 메달이 가장 의미 있는 것 같다. 
▲ 올 시즌 정규리그 MVP는 누구?
- 우리가 우승을 한다면, 우리 팀에 잘하는 선수가 너무 많아서 표가 나뉠 것 같다. 기자분들이 투표 잘해주시길 부탁드린다.
▲ 올림픽 메달 전망이 밝지는 않은데 이다영-이재영과 호흡을 맞추는게 도움이 될지.
-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 많이 하긴했지만 올림픽은 내년이다. 올림픽을 대비해 팀에서 호흡을 맞추기 보다는 올 시즌 우승을 위해 준비를 할 생각이다. 국가대표는 국가대표 훈련 기간에 하면 된다. 어쨌든 이다영, 이재영이 국가대표에서 많이 뛰기 때문에 같은 팀에서 뛰면 장점이 있을 것 같다. 
▲ 흥국생명 외에 우승 후보를 뽑는다면?
- 나도 이제 국내복귀를 결심하고 팀 전력을 따져봤다. 모든 팀이 상당히 강하다. 특히 올해 많이 강화된 팀이 있다. IBK기업은행이 영입을 많이 했고 현대건설은 원래 좋은 팀이다. 올 시즌 많이 재밌을 것 같다. 모두 승리를 위해 노력하면 한국리그 수준이 더 높아질거라고 기대된다.
▲ 그동안 한국은 쉬러 오다가 이제는 사는 곳이 됐는데?
- 살러 들어오니까 이제 쇼핑을 할 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다. 집에 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전에는 어차피 떠날거라 구입하지 않던 물건들도 사다보니 이제 사람 사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느낌도 조금 여유가 많이 생겼다. 그전에는 하고싶은 것도 많고 해야할 것도 많아서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는 마음 편히 지내고 있다. 가족들도 좋아한다. 
▲ 해외 4팀을 뛰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과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점
- 11년이라고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정말 오래된 것 같다. 지금도 생각을 하면 어제 있었던 일 같은데 벌써 11년이다. 일본, 유럽, 중국에서 뛰면서 배운게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 정신. 그리고 책임감과 몸관리를 배웠다. 11년이 배구 선수로서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 향후 지도자가 될 생각도 있는지? 
- 내년도 아직 생각을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도자에 대한 생각도 조금은 있다. 방송 생각도 있고, 행정쪽으로 나갈 생각도 있다.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우선 선수 생활을 오래하고 싶다.
▲ 여자배구 신생팀이 창단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신생팀이 창단된다면 갈 생각이 있는지?
- 김연경 효과로 신생팀이 창단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두 팀이 생긴다면 더 좋다. 내 결정도 중요한데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에 정말 현실이 되면 결정하겠다. 
▲ 흥국생명을 만날 5개 팀들에게 인사를 한다면
- 흥국생명 팬들에게는 좋은 모습, 좋은 성적으로 보답드리겠다. 나머지 구단 팬분들도 내 플레이를 가까이에서 본다면 즐거워하실거라고 생각한다. 모두 흥국생명 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자가격리와 덕분에 챌린지 소감
- 자가격리 2주가 상당히 힘들다. 대부분 안해보셨을텐데 2주 동안 집에만 있어야하고 그 생각을 하니까 정말 힘들더라. 1주일은 금방 지났는데 다음 1주일은 정말 시간이 안갔다. 지금 시기에는 정말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지목을 했을 때는 영광스러웠고 지목을 받아도 될까 생각도 했다. 챌린지도 내가 참여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 V리그가 헤외리그에서 이런 점은 배웠으면 좋겠다하는 점은?
- 핑크색 유니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많이 설렌다. 지금이라도 코트에서 경기를 하고 싶다는 느낌이다. 갑자기 생각난 것은 외국인선수 제도가 트라이아웃 제도인데 자유계약으로 바꾸면 더 좋은 선수들이 와서 경기를 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고 좋은 선수가 많이 모이면 한국배구 수준도 많이 올라갈 것 같다. 
▲ 어떻게 흥국생명 선수단을 이끌 생각인지?
- 지금 현재 팀 주장이 김미연 선수로 알고 있는데 김혜연 선수를 잘 따르는 선배 언니가 되겠다. 그냥 선수들하고 잘 화합해서 배구하도록 노력하겠다. 
▲ 첫 월급 부모님 속옷 사드렸다고 했는데 이번 선물은?
- 계약을 하고 7월에 첫 월급이 들어온다. 아직 못받았다. 이번에는 부모님 말고 내 자신에게 큰 선물 주겠다. 고급 가방을 생각중이다.
▲ 외국인선수 중에 한국에 왔으면 하는 선수 있는지? 그리고 KOVO컵에서 나올 수 있을지?
- 친분이 좀 들어갈 것 같은데 올해도 내가 한국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연봉 적게 받으면서도 같이 오고싶다는 선수들 꽤 있었다. 함께 뛰었던 나탈리아 선수가 오면 한국배구 발전에도 도움도 되고 나랑 친하니까 좋을 것 같다.
▲ 올 시즌 출사표
- 11년만에 흥국생명 복귀하는데 너무 설랜다. 많은 팬분들이 기다리고 계시고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응원해주시는만큼 꼭 우승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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