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변하지 않더라" 장타 노리던 민병헌의 빠른 방향 수정 (동영상)[부산 톡톡]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4.10 09: 02

“쉽게 변하지는 않더라.”
롯데 자이언츠 ‘캡틴’ 민병헌은 올해 변화를 예고 했다. 컨택에 방점을 둔 타격이 몸에 배어있던 그가 커리어에서 가장 큰 폭의 변화를 시도하는 시즌이었다. 그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이제는 바꿀 때도 된 것 같다. 장타를 많이 만들어내고 싶은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공인구 반발력도 이겨내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민병헌은 2018시즌 롯데로 FA 이적을 하기 전, 두산 소속으로 드넓은 외야의 잠실을 홈으로 썼다. 장타가 힘든 구장이었던만큼 민병헌 스스로 생존의 수단으로 컨택, 주루, 수비에 선택과 집중을 했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나 더 이상 잠실이 아닌 ‘타자 친화’의 사직구장을 홈으로 쓰기 때문에 민병헌의 변화 선언이 이해가 간다. 실제로 롯데로 이적한 첫 시즌, 18홈런으로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달성했다. 그렇기에 홈 구장의 특성을 살리고 공인구 반발력을 이겨내기 위해 파워를 키워 강하고 빠른 타구로 장타력을 높이려는 그의 변화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롯데 민병헌. / dreamer@osen.co.kr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그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변화를 쉽게 장담하지 못한다”면서도 “나 스스로 목표를 갖고 도전하고 있다. 커리어에서 가장 큰 변화다.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변화에 대한 의지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운동 벌레’였던 그는 비시즌 웨이트트레이닝에 더욱 매진하면서 장타력 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막판 실전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민병헌은 자신의 방향성을 곧장 수정을 했다. 극단적으로 웅크린 타격 자세에서 벗어나고 이전보다는 길게 잡는 배트 등의 타격폼 변화는 유지하지만 장타력 향상이라는 변화의 욕심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민병헌은 “사람이 쉽게 변하지는 않더라. 하던 게 편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나 이내 진지하게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변화를 시도했으니 좀 더 해보자고도 생각했다”며 “배트를 길게 잡고, 좀 더 편한 자세에서 치는 타격폼은 유지하한다. 그러나 일단 경기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장타력 향상이라는 방향을 빨리 포기했다”며 전략 수정의 이유를 밝혔다.
장타력을 끌어올리려는 변화를 꾀하려다 그동안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마저 사라지는 것이 몸으로 느꼈다. 그는 “운동을 정말 힘들게 해서 벌크업도 됐다. 하지만 순발력이 너무 떨어졌고 스피드도 나지 않았다. 야구는 순간적인 운동이라서 빠르게 대처를 해야 하는데 대처가 안됐다”며 “일단 다시 살을 빼고 적당한 선에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갖고 있던 컨택 능력, 주루와 수비 능력을 살리는 것이 팀과 자신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깨달은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자체 청백전만으로 컨디션 관리를 하고 있다. 민병헌으로서도 전례가 없는었던 상황에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공공의 안전을 위한 지금의 상황도 이해하고 있다. 그는 "청백전만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야구장에서 관중이나 선수, 관계자 중에 확진자가 나오면 안된다.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갑갑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간 연습경기 일정도 21일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결정이 된 상황에서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가 지난해 팀의 최하위 수모를 벗어던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올해 선수들도 많이 달라졌고 정말 열심히 했다"면서 "기다려주시는 팬 분들이 있다. 그라운드에서 빨리 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3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 상동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자체 청백전 경기가 열렸다.1회 롯데 손아섭의 안타 때 주자 민병헌이 3루로 뛰고 있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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