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 된 호잉, "가족 오기 힘들 듯, 혼잣말 늘었어" [대전 톡톡]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4.09 17: 31

“혼잣말이 늘었다”. 
한화 외국인 외야수 제라드 호잉(31)이 2주간 자가 격리를 끝내고 팀에 합류했다. 지난달 25일 입국한 호잉은 KBO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지침에 따라 2주간 대전 아파트 숙소에서 홀로 지냈다. 9일부로 격리가 해제됐고, 모처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제라드 호잉 /한화 이글스 제공

마스크를 쓰고 취재진을 만난 호잉은 “이렇게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다”며 “느낌이 많이 이상하다. 격리 기간 어두운 터널을 계속 걷는 기분이었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이 제한적이었지만 덤벨, 푸시업 위주로 운동했다. 아내가 보내준 영상을 보며 스트레칭도 했다”고 밝혔다. 
호잉은 KBO리그에서 지난 2년간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했다. 호잉은 아내와 두 딸을 두고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여행을 올 정도로 한국 생활을 만족스러워했다. 이처럼 가족의 힘으로 한국에 빠르게 안착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호잉 홀로 들어왔다. 졸지에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호잉은 “가족들과는 매일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며 “가족들이 한국에 오면 2주간 격리를 해야 한다. 이 조치가 해제되지 않으면 가족이 한국에 오는 건 힘들 것 같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힘들지만 내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잉이 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youngrae@osen.co.kr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늘면서 혼잣말도 자주 했다고. 호잉은 “격리 기간 에피소드라고 할 건 없는데 혼잣말을 많이 했다. TV를 보며 평소보다 더 크게 웃었다. 나름대로 격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려고 노력했다”며 웃어보였다. 격리 기간 직접 요리도 해먹으며 버텼다. 
2주간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한 만큼 처음부터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한다. 호잉은 “너무 급하게 하지 않으려 한다. 5월초 개막한다면 한 달가량 시간이 남았다. 그 시간을 잘 활용해 몸을 만들 것이다”며 “체중이 조금 빠진 것 같은데 웨이트로 근육량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이 개막해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초반에는 무관중 경기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시즌이 계속 미뤄지면 11월 늦게까지 겨울 야구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시즌이 될 수 있어 여러모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잉은 “팬들의 에너지를 받고 싶다.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며 “개인적으로 2018년에 10월까지 한 것이 가장 늦게까지 야구한 시즌이다. 겨울까지 야구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 많이 지칠 것이다. 우리는 사람이다”는 말로 더 이상 시즌이 늦춰지지 않길 바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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