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아닌 And 은퇴' 양동근, "최고가 아니라 열심히 뛰던 선수였다" [일문일답]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0.04.01 16: 41

‘현대모비스의 심장’ 양동근이 1일 오후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은퇴기자회견을 가졌다.
양동근이 소감을 말하며 울먹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1일 “양동근이 현역선수생활에서 물러나 미국연수를 거쳐 지도자의 길을 간다”고 발표했다. FA 신분을 얻은 양동근은 코로나19 사태로 프로농구 시즌이 조기 종료된 후 코칭스태프 및 프론트와 협의를 거쳐 은퇴를 결정했다. /jpnews@osen.co.kr

"최고가 아니라 열심히 뛴 선수라고 생각한다". 
양동근이 코트를 떠났다. 양동근은 1일 서울 강남구 KBL 신사동 KBL센터에서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동근과 함께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했다. 
양동근은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겨운 상황에서도 저의 은퇴자리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는 아니지만 앞으로 다른 모습으로 팬들께 돌아오겠다"면서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용산고와 한양대 출신 양동근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주 KCC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뒤 현대모비스로 트레이드 됐다. 이후 14시즌(상무 복무 기간 제외)을 한 팀에서만 뛰며 팀 전성기의 주축 구실을 했다.
2005-2006, 2006-2007, 2014-2015, 2015-2016시즌 등 네 차례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2006-2007, 2009-2010, 2012-2013, 2013~2014, 2014-2015, 2018-2019시즌 등 여섯 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에도 3회 선정됐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4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 3회는 프로농구 사상 최다 기록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동근은 "앞으로 선수로 코트에 설 수 없겠지만 그동안 배운 것을 바탕으로 코트로 돌아오겠다. 정말 꿈 같던 시간이 지났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팬들께서 주신 사랑을 바탕으로 열심히 살겠다. 이렇게 많은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어색하다"면서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본인들의 선택에 후회가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항상 응원할 것이다. 10개 구단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다음은 양동근의 일문일답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 굳이 생각해 보면 첫 번째 우승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그런데 코트에 뛰면서 모든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어제 전화와 메세지를 많이 받았다. 정말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셨다. 연락 온 순서대로 답장을 드리겠다. 차단한 것 이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유재학 감독님과 시간은.
▲ 정말 냉정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이 정말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께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여전히 배우고 있다. 이 자리까지 만들어 주신 분이다. 
- 은퇴 결정을 내린 이유는.
▲매년 재계약을 할 때마다 생각했다. 개인적인 결정이다. 나쁜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힘이 많이 들었다. 경기력도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특별하게 의미를 두고 은퇴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 
- 가족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은.
▲ 아들이 나 보다 더 많이 농구를 본다. NBA까지 다 살펴본다. 내가 무득점을 해도 우리 아들은 제일 잘했다고 응원한다. 
- 은퇴를 선언한 뒤 들은 이야기는.
▲ 가족들에게는 항상 은퇴에 대해 이야기 했다. 결정하는 것도 가족들은 존중해 줬다. 다만 이렇게 시즌이 끝나는 것이 아쉽다. 언제 은퇴하더라도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은퇴에 대해 많이 이야기 했다. 
- 마지막으로 함께 뛰고 싶은 멤버는.
▲ 학창 시절에 뛰었던 선수들과 다시 뛰고 싶다. 고등학교 때는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았다. 첫 번째는 (김)도수다. 저 때문에 농구를 시작했다. 대학교 시절의 (조)성민이도 생각난다. 크리스 윌리엄스. (함)지훈이는 너무 많이 뛰어서 빼고 싶다. (이)종현이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선수였기 때문에 더 뛰어보고 싶다. 
- 기억에 남는 상대는.
▲ 정말 많다. 신인 때 만났던 가드 형님들은 모두 스타일이 달랐다. 비디오를 보며 공부했지만 막기 어렵다. 까다로운 상대를 선택하기 힘들다. 그래서 정말 많이 공부했고 실력도 늘은 것 같다. 
‘현대모비스의 심장’ 양동근이 1일 오후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은퇴기자회견을 가졌다.
양동근이 유재학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1일 “양동근이 현역선수생활에서 물러나 미국연수를 거쳐 지도자의 길을 간다”고 발표했다. FA 신분을 얻은 양동근은 코로나19 사태로 프로농구 시즌이 조기 종료된 후 코칭스태프 및 프론트와 협의를 거쳐 은퇴를 결정했다. /jpnews@osen.co.kr
- 지도자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든 상황이라서 결정된 것은 없다. 그동안 제가 배워왔던 것은 감독님 밑에서 어떻게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을 배웠다. 물론 지금도 배우고 있고 더 배워야 한다. 나만의 색깔을 가진 지도자가 되고 싶다. 
- 역대 최고라는 평가가 있다.
▲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한발 더 뛰기 위해 열심히 했던 선수였다. 
-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 팬들께는 믿음이 갔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열심히 뛰었던 선수로 남고 싶다. 선수들에게는 나와 뛰었을 때 좋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그렇게 남고 싶지만 그것은 후배들의 몫이다. 
- 영구결번이 결정됐다. 등번호 6번의 의미는.
▲ 신인 때 3번과 6번이 남아 있었다. 감독님께서 “6번해”라고 말씀 하셨다. 감독님께서 6번을 달고 선수생활을 하셨다. 말씀은 안 하셨지만 감독님께서 주신 번호같다. 
- 은퇴투어에 대한 생각은.
▲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 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은퇴투어를 할 만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은퇴를 결정하고 시즌을 보내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봤지만 동기부여가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꿈만 꾸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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