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공간은 오직 자동차 안 뿐”, 코로나 정국이 바꾼 쏘렌토 시승 현장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0.03.27 08: 56

 “대인 접촉 환경을 원천 봉쇄하라.”
코로나 19 감염 공포가 전세계를 ‘일시정지’ 시켰다. 그렇다고 모든 경제활동을 올스톱시킬 수는 없다. 할 일은 하되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방법밖에.
26일 치러진 기아자동차의 4세대 쏘렌토 미디어 시승행사장은 코로나 정국에 대처하는 산업계의 고심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 

기아차 쏘렌토 시승행사장에서 열화상카메라로 체온 체크를 하는 모습.

쏘렌토급 볼륨 모델은 평상시 같으면 대형 호텔의 그랜드볼룸이나 킨텍스 같은 대규모 전시공간에서 열렸을 게다. 시승 참가자들에게 차의 특장점을 알리는 세세한 프레젠테이션이 준비됐을 것이고, 개발 참여자들의 상품소개, 마케팅 담당자들의 프로모션 계획도 줄을 이었을 터다. 상품성을 연상케하는 화려한 공연이 준비됐을 수도 있다.
코로나 정국은 이 모든 평상시의 모습을 바꿔놓았다.
시승행사 장소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한강 둔치였다. 서울마리나가 행사 장소로 안내됐지만 실제 행사장은 서울마리나 주차장이었다. 호텔이나 전시장 같은 실내 공간이 아니라, 봄바람이 살살 부는 탁 트인 야외였다.
미디어 행사에 초대된 기자는 리셉션 데스크로 가기 전에 가장 먼저 발열검사를 받아야 했다. 열화상카메라 앞에서 체온을 측정해 37.5도가 넘으면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가 없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신분을 확인하고 코로나 19와 관련한 문진표를 작성한 뒤 상품 자료집을 받는다. 그런데, 그 다음 행선지는 곧장 주차장이었다. 아는 얼굴들과 눈인사를 겨우 했지만, 제대로 안부를 물을 새도 없었다.
주차장에는 시승차가 줄을 지어 서 있었고, 시승자는 오는 순서대로 차를 타고 바로 출발하게 했다.
행사장에 도착해 처음 들어간 밀폐 공간이 자동차 안이었다. 시승차는 대기장소로 나오기 전에 방역 과정을 거쳤고, 차 안에는 손 소독제가 비치 돼 있었다. 
평상시 시승행사는 2인 1조로 이뤄진다. 목적지까지 가는 사람이 먼저 운전을 하면, 행사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머지 한 사람이 운전하는 방식이다.
4세대 쏘렌토.
코로나19는 불문율 같던 이 시스템도 1인 시승으로 바꿔놓았다. 4세대 쏘렌토를 몰고 서울마리나를 출발해 자유로-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한 카페를 돌아오는 왕복 93km의 거리를 혼자서 운전했다.
시승 참가자도 소규모로 6개조가 편성 됐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30분 단위로 쪼개졌다. 같은 업계 기자들끼리도 얼굴을 볼 틈이 없었다.
2인 1조로 시승을 하던 때와 비교해 시승 참가 인원도 반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영상팀을 꾸려서 영상 촬영을 하는 매체도 많은데, 예외 없이 1인만 탑승할 수 있었다. 영상 매체도 이날 만은 온전한 1인 미디어가 됐다.
시승 코스를 왕복하고 서울 마리나로 돌아왔지만, 시승자가 들어간 실내공간은 오로지 ‘자동차 실내’뿐이었다. 시승에서 돌아온 차는 곧장 방역장으로 끌려갔다.
코로나19 정국 아래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하는 기아자동차의 시승행사는 치밀한 군사작전을 방불케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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