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남자' 박혁권이 밝힌 #무신론 #결혼 #이정은 연기 #'기생충' 자부심(종합)[인터뷰]

'기도하는 남자' 박혁권이 밝힌 #무신론 #결혼...
[OSEN=선미경 기자] 영화 ‘기도하는 남자’의 주연 배우 박혁권이 영화 속 설정과 비슷한...


[OSEN=선미경 기자] 영화 ‘기도하는 남자’의 주연 배우 박혁권이 영화 속 설정과 비슷한 현실적인 고민과 결혼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연기에 대한 고민과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성과를 거둔 영화 ‘기생충’에 대한 자부심도 전했다.

박혁권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기도하는 남자’(감독 강동헌)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의 해석에 대한 견해와 배우 활동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밝혔다.

‘기도하는 남자’는 극한의 상황, 위험한 유혹에 빠진 개척교회 목사 태욱(박혁권 분)과 그의 아내 정인(류현경 분)의 가장 처절한 선택을 쫓는 작품이다. 극중 박혁권은 지독한 경제난 속에서 힘겹게 개척교회를 운영 중인 목사 태욱 역을 맡았다.

박혁권은 ‘기도하는 남자’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 “시나리오는 감정 라인이 굉장히 잘 살아 있었다. 태욱 역할도 그렇고,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을 받고 조금 시간이 걸려서 읽었는데 바로 연락드려서 하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촬영 전공을 했고 이창동 감독님과 여러 작품을 촬영으로 많이 하셨더라. 현장에서는 감독님이 촬영부 출신이다 보니까 배우들이나 이런 사람들은 감정적인 면이나 시간을 많이 가져가려고 하는데 촬영부 출신이라 현장 진행이 빨리 됐다”라며, “저예산이고 시간에 구애도 많이 받는데 현장 진행을 빨리 해주셔서 나는 좋았다. 말도 잘 안 통하는데 서로 긴 말 해봤자, 근데 감독님은 필요한 것만 이야기했다. 나도 효율적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현장에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박혁권이 연기한 태욱은 종교에 대한 강직한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고, 가족들과 현실적인 문제에 맞닥뜨리며 고민에 빠지는 인물이다. 독실했던 믿은은 고민 앞에 무너질 위기에 처하고, 박혁권은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을 연기하며 태욱의 심리 변화를 표현해냈다.

극중 캐릭터가 개척교회를 운영하는 목사인 만큼, ‘무신론자’인 박혁권이 인물에 빠져들기는 쉽지 않았을 것. 그는 직업을 떠나서 인물이 가진 고민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혁권은 “일단 금전적인 고민은 다, 부자들 만나도 다 돈 없어 하더라. 돈을 어지간하면 모자라는 구나라는 생각을 최근 몇 년에 걸쳐서 하게 됐다. 나만 해도 예전에 비해서 수입은 많아졌는데 돈은 더 있었으면 좋겠다. 이걸로는 내 욕심을 채울 수가 없구나를 알았다”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이어 “극중 같은 경우는 기본적인 생활이 안 될 수준이니까, 그것만 넘어서면 누구 아팠을 때 금전적인 문제로 치료를 못한다거나, 그 정도 벌이만 되면 스스로 만족하는 게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박혁권은 이번 작품에 대해서 “현실적인 어려움 겪고 있는 분들 영화 보면서 다시 한 번 차근차근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태욱은 현실적인 문제 앞에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하는 인물인 만큼 극 내내 깊은 감정 연기가 필요했다. 긴장감 있는 감정 연기로 극을 끌고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박혁권은 “화장실에서 정신 없이 기도하는 장면이 대본 상에는 약간 방언 느낌을 요구했다. 방언하는 걸 본 적도 없고 동영상을 찾아보긴 했는데 잘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그런지 계시로 하는 것 같지 않고 자기가 하는 것 같더라. 감독님께 물어봤다. 엄청 많이 촬영했다. 최대한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이는 걸로 만들어주셨다”라며 힘들었던 촬영 일화를 전했다.

의심이 많은 성격에 믿음이 강한 종교인을 연기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을 것. 박혁권은 ‘의심이 많은 성격’에 대해서 묻자 “의심이 많아진 것은 배우를 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이 결과적으로는 사람을 공부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행동도 분석해야 한다. 던져주는 대로만 믿어버리면 왜라는 물음을 못 찾을 때가 있다. 그걸 이용해서 믿음이 있는 사람은 왜 믿음이 있을까를 찾아내야 하니까 작업하는 단계서 찾아내야 했던 것 같다. 의심 많은 성격으로 믿음 있는 역할을 분석했다”라고 설명했다.

주인공이 개척교회 목사라는 설정인 만큼 종교적인 비판으로 볼 수 있는 장면도 있다. 이에 대해서 박혁권은 “그래서 처음에 작품 선택할 때 망설여졌던 것도 있다. 목사님이 아닌 영화 감독으로 해도 되는 거 아닌가 했다. 직업적으로 자리를 확실히 못 잡은 사람이라면 어떠한 거라도 상관 없어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굳이 목사님이 아닐 이유는 없더라. 직업을 바꾸면 틀이 완전히 바뀌고 일이 커지니까. 오히려 연기하면서 목사라는 직업을 많이 염두에는 안 뒀던 것 같다. 힘들어하고 있는 어떤 사람에 중점을 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극중 박혁권은 배우 류현경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부부로 나오는 사이지만 실제 촬영은 이틀 정도 함께 했을 정도로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이 많지 않다.

박혁권은 결혼에 대해서 “나는 아직 결혼을 한 번도 안 해봤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나 지인 집에 놀라가면 웃긴 게 막 싸우고 나서 ‘결혼 안 하냐?’라고 한다. 자기네도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나에게 그걸 권하는 게. 자주 안 보는 게 좀 더 애틋할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비혼주의는 아니다. 그런데 사실 자신이 없다”라며, “같이 생활하고, 또 혼자 20년 넘게 살아서 그런지 공간과 시간에 대한 것도 많이 공유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좀 자신이 없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박혁권은 “이런 게 혼기를 놓쳤다고 하는 건가? ‘자기야’에서 섭외도 왔었다”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박혁권은 연극으로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로 활동 반경을 넓혀 다양하게 활약하는 배우 중 한 명인 만큼, 최근 이정은과 배성우 등 연극 출신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에 “너무 좋다”라고 말하며 기뻐했다.

특히 영화 ‘기생충’으로 지난 9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도 오른 이정은에 대해서는 “(잘돼서) 너무 좋다. 정은이 누나는 이번에 ‘기생충’ 보고 쇼크를 먹었다. 정은이 누나 연기를 보고. 너무 고마웠다. 자극제로도 많이 비춰졌다. 너무 잘하셔서 ‘기생충’에서 깜짝 놀랐다. 스스로 채찍질하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감탄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 나랑 친한 사람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돈 빌리기도 쉽고”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또 박혁권은 “배성우, 김희원 형. 같이 공연하고 그러면서 지금도 친하다. 지금은 바빠서 셋이 다 모이기가 힘들다. 가끔 질투날 때도 있지만 너무 좋다. 어째든 주변 사람들이 잘 되면 좋은 것 같다. 단 실력을 갖췄을 경우”라고 말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4관왕에 오른 것 역시 동료 배우이자 같은 한국인으로 기뻐했다.

박혁권은 “(시상식을) 유튜브로 짧게 봤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국뽕은 아닌데 자부심이라고 할까. 가장 기분 좋았던 부분은 한국 작품이 아카데미 시상식의 격을 높여준 것이 있다. 그게 기분이 좋다. 그 사람이 우리를 인정해서 기분 좋은 게 아니라, 우리에게 아카데미를 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을 것 같다”라면서, “로컬영화제인데 우리에게 이 상을 주면서 자기들도 세계적인 영화제로 갔다. 작품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에 기여를 했다는 것이 기분 좋더라”라고 말했다.

또 박혁권은 할리우드 시장에 진출해 보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할리우드 시장을 가보고는 싶다. 어째든 축구선수라면 프리미어리그 가보고 싶은 것처럼”라며, “가서 큰 욕심 내고 싶지는 않고, 예를 들면 미국드라마 CSI에 1회 나와서 살해 당하는 중국인 세탁소 주인도 괜찮다. 좀 더 큰 시장이고 그런데 나가보고 싶고 경험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밝혔다. 사실 올해 4월까지 캐나다 밴쿠버로 연기를 배우러 떠날 계획이었었다고.

마지막으로 박혁권은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서 “일부러 독특하거나 그런 것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독특함을 추구해서 이상한 경우도 많다. 차라리 독특하지 않은 게 더 수준을 높일 수 있는데 독특함을 추구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게 될 수도 있다. 기본은 보편적인 것을 일단 추구하다. 내가 성격이 이상한 거 잘 캐치하는 게 있다”라고 밝혔다.

박혁권이 열연한 ‘기도하는 남자’는 오는 20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사진](주)랠리버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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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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