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단짝’ 이영준·조덕길 “함께 1군에서 활약하고 싶어요” [오!쎈 가오슝]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2.14 05: 12

키움 히어로즈 조덕길(왼쪽), 이영준. /fpdlsl72556@osen.co.kr
“함께 1군에서 활약하고 싶어요”
키움 히어로즈는 대만 가오슝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선수단 숙소에는 야간자율훈련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좌완투수 이영준과 우완투수 조덕길은 매일 함께 늦은 시간에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고 조명이 켜진 시간, 가장 먼저 연습장에 나타난 이영준과 조덕길은 한참을 투구폼 교정에 집중했다. 이영준은 “투구를 하기 전 다리를 올릴 때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연습하고 있었다. 연습하면서 타이밍을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조덕길은 “중심 이동 하는 것과 왼팔이 너무 닫히지 않게 던지는 점을 중점적으로 연습중”이라며 훈련 내용을 설명했다.
이영준과 조덕길은 모두 연차가 제법 쌓인 투수들이다. 이영준은 이제 프로 7년차, 조덕길은 8년차 투수다. 하지만 두 투수 모두 두각을 나타낸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영준은 지난해 29경기(33⅓이닝)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조덕길도 최고 시속 148km의 빠른 공으로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1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적은 없다.
“지난해에는 타이난에서 열린 2군 스프링캠프에 함께 갔다”고 말한 이영준과 조덕길은 “올해는 함께 1군 캠프에 와서 너무 좋다. 우리가 같이 1군 캠프에 온 것은 처음이다. 재밌고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연습하는 내내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북돋아준 이영준과 조덕길은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조덕길은 “(이)영준이가 걷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도 훈련 끝나고 한바퀴 돌고오자고 했다. 작년에 타이난에서도 둘이 하루종일 걸은 것 같다. 나도 걷는 것을 좋아하지만 영준이가 너무 좋아한다. 그래도 영준이가 성대모사를 잘해서 걷는 내내 재밌게 해준다”고 말하며 이영준의 성대모사 능력을 칭찬했다.
이영준은 “타이난에서는 매일 3km 정도는 걸었다. 걸으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좋다. 성대모사는 잘 못한다. 지난번에 장기자랑을 할 때 영화 ‘신의 한수’의 정해균 성대모사를 했는데 분위기가 싸해졌다. (조)덕길이형만 잘 웃어준다. 둘이 웃음코드가 잘맞는다. 덕길이형하고 걸으면 30~4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며 웃었다.
성대모사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이영준에게 조덕길은 “네가 제일 재밌어. 옆에 있으면 정말 빵빵 터진다”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키움 히어로즈 이영준(왼쪽), 조덕길이 라이브 피칭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spjj@osen.co.kr
이토록 친한 두 선수지만 지난 시즌에는 좀처럼 얼굴을 보기 어려웠다. 이영준이 1군에 올라가면 조덕길이 2군에 내려가고, 조덕길이 1군에 올라가면 이영준이 2군으로 내려가는 일이 반복됐다.
이영준과 조덕길은 “둘이 훈련하면서 올해는 1군에서 같이 오랫동안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올 시즌에는 열심히 해서 함께 1군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지난 13일 첫 라이브 피칭을 소화한 이영준과 조덕길은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영준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지금까지 피칭이 맘에 안들었는데 오늘은 조금 좋았던 것 같다. 커브도 조금 던졌는데 시즌중에도 종종 던져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혁 감독 역시 “이영준은 자연스러운 커터성 무브먼트를 타고 났다. 이는 엄청난 강점이다. 슬라이더가 좋은데 커브도 던지고 싶어하더라. 지금은 마음껏 모든 구종을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호평했다.
조덕길은 포크볼이 상당히 좋아졌다. “감독님이 알려주신 그립으로 포크를 던지고 있다”고 말한 조덕길은 “오늘 라이브 피칭을 하고 (서)건창이에게 물어봤다. 건창이가 옛날에는 ‘공이 손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붕 떠서 와서 솔직히 안속을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오늘은 ‘포크볼이 온다는 것을 몰랐으면 배트가 나갔을 것 같다. 많이 좋아졌다’고 말해줬다.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함께 1군에서 활약하는 순간을 꿈꾸고 있는 이영준과 조덕길은 오늘도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꿈을 현실로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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