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경기도 제대로 못잡는 여자농구, 도쿄올림픽 준비는 다를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0.02.12 06: 26

여자농구가 12년 만에 올림픽에 나간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참가 자체에만 의미를 둬야 한다.  
이문규 감독이 지휘한 여자농구대표팀은 지난 8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펼쳐진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3차전’에서 중국(3승)에 60-100으로 무릎을 꿇었다. 대회를 1승 2패로 마친 한국은 스페인(2승1패)이 영국(3패)을 이겨주면서 극적으로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선수단은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해산했다. 선수들은 16일 재개되는 WKBL시즌에서 막바지 우승경쟁을 한다. 도쿄올림픽이 개막하는 7월중순까지는 5개월 정도가 남았다. 프로농구 시즌이 4월까지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귀국장에서 WNBA에서 뛰는 막내 박지수는 한국농구의 암담한 현실에 일침을 가했다. 박지수는 “일본, 중국은 비시즌에 모여서 대표팀 훈련을 한다. 또 외국에 나가서 친선경기를 한다. 우리는 우리끼리 운동하고, 연습경기를 한다. 아니면 국내 남자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한다. 그것이 한계가 있다고 이번에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고 토로했다.
남자농구대표팀도 사정이 어렵지만 여자농구대표팀은 훈련 상대를 구하는 것조차 힘들다. 저변이 옅은 여자농구 특성상 마땅한 훈련 상대가 없어 남고팀과 훈련하는 실정이다. 이번 진천선수촌 소집 때 WKBL이 대승적 차원에서 리그를 중지하고 외국선수가 포함된 연합팀을 구성해 대표팀과 훈련파트너를 마련해줬다. 
하지만 궁여지책이다. 명색이 국가대표팀이 언제까지 주먹구구식 훈련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임시방편으로 선수들의 지속적인 기량향상도 기대할 수 없다. 국제대회 경험부족은 늘 한국농구의 발목을 잡는다. 
박지수는 "우리 선수들이 유럽 선수들만 보면 기가 죽어서 들어가는 부분이 있다.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것을 고려해서라도 친선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만큼 지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림픽이 도쿄에서 열리는 만큼 각국에서 본선진출을 앞두고 아시아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릴 것이다. 대한농구협회에서 의지만 보인다면 한국에 세계의 강호들을 초청해 캠프를 차릴 수 있다. 한국이 안방에서 세계적인 팀과 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06년 남자농구 사이타마 세계선수권이 열리기 전 미국,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터키, 한국이 참가한 ‘WBC 월드바스켓볼 챌린지’가 서울에서 열린 적이 있다. 한국은 세계선수권 진출이 불발됐지만, 미국 등 강자들을 안방에서 상대해보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남자농구의 올림픽 본선진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여자농구에 역량을 밀어줄 필요가 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은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적 강호들과 친선전을 추진할 수 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캠프유치에 자신감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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