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지간 혹은 경쟁자’ 전준우-이대호의 1루 공생 [오!쎈 애들레이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2.11 08: 01

롯데 전준우가 1루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롯데 자이언츠의 1루 구도는 현재 사제지간 혹은 경쟁자라는 두 가지 시선에서 바랍볼 수 있다. 전준우(34)와 이대호(38)가 1루 공생을 시도하고 있고, 그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가 된다. 
롯데의 현재 1루 구도는 크게 전준우와 이대호의 경합이다. 전준우가 1루수와 외야 겸업을 하지만 1루수 비중이 외야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대호는 올 시즌 1루 수비에 대한 의지를 다지면서 1루수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준우와 이대호는 1루수의 사제지간이자 경쟁자이기도 하다. 
전준우에게 1루수는 도전이다. 내야수가 원래 포지션이었고 대학 최고의 3루수로도 불리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프로 입단 이후 외야로 전향하면서 내야 수비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프로 입단 이후 거의 10년을 외야수로만 뛰었다. 롯데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협상 과정에서 1루 전환 얘기가 처음 나왔고 이제는 1루수로 시즌을 나서야 한다. 
일단 허문회 감독이 ‘멀티 포지션’을 추구하면서 전준우는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 1루와 외야 연습을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진행하고 있다. 외야 수비의 경우 계속 봐왔던 것이기 때문에 훈련에는 무리가 없다. 다만, 1루 수비 연습과 적응이 관건이다. 전준우는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 문제 없다”고 반응했다.
1루수로서의 움직임은 적응이 필요한 부분. 그는 “아무래도 1루수가 움직임이 많은 자리이다 보니까 약간은 힘든 점이 있다. 조금 더 적응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수비 위치 선정은 물론 송구를 받기 위한 베이스로 들어가는 움직임, 1-2루간 땅볼이나 투수와 1루수 사이로 흐르는 땅볼 때의 판단력, 번트 수비 시프트 등은 아무래도 낯설수 밖에 없다.
아울러 포구 핸들링은 조금 더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고 1루수 정착의 최대 관건이다. 다른 야수들보다 더 많은 송구를, 다양하게 날아오는 송구를 받아내야 하는 자리가 1루수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이 당연한 동작이 어렵다. 특히 숏바운드 송구 등 어려운 바운드의 송구를 잡을 때 1루 미트 핸들링에 대해 조언들을 구하고 있다. 
이때 전준우에게 가장 의지가 되는 존재이자 선생님은 이대호다. 이대호는 현재 1루수 자원들 가운데 가장 많은 1루수 출장 경험을 갖고 있다. 수비 범위는 넓지 않지만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의 수비 만큼은 믿을 수 있다. 특히 1루수 중에서도 포구 핸들링은 정상급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전준우는 “아무래도 (이)대호 형이 1루 수비 경험이 많으니까 제가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또 많이 알려주신다”고 밝혔다. 
실제로 스프링캠프의 1루 수비 연습 때 전준우와 이대호는 항상 붙어다닌다. 전준우의 동작을 보면서 이대호가 미트의 움직임을 직접 시범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보완점들을 말해준다. 전준우도 그때그때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전준우의 조력자인 이대호는 동시에 1루 자리의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제가 갖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들을 많이 전수해줄 생각이다”면서도 “올해는 1루수로 경기를 나간다고 생각하고 몸을 만들었다. 지명타자보다는 1루로 나서게 되는 것이 몸도 잘 풀리고 실력도 느는 것 같다. 아직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일단 지명타자 역할에 한정되었던 이대호의 1루 수비 복귀 선언은 팀 입장에서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그리고 전준우가 1루에 안전하게 안착하고 이대호가 1루수로 건재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라인업 카드를 다양하게 작성할 수 있다. 베테랑들의 체력을 비축하면서 타격 생산성을 유지하는데에도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jhrae@osen.co.kr 
롯데 전준우가 1루 수비 훈련을 하며 이대호의 조언을 듣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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