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생' 이동국, "점점 더 애착이 가네요" [오!쎈 마르베야]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0.01.28 05: 25

"점점 더 애착이 간다".
전북 최선참이자 K리그 리빙 레전드인 이동국은 올 시즌 전북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K리그 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이동국은 아산 박동혁 감독, U-23 대표팀 김은중 코치 등과 동갑내기 친구지만 여전히 리그에서 변함없이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K리그 1 33경기에 나선 이동국은 9골-2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 1골을 더하면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1979년생으로 마흔을 넘었지만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이동국은 경기력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리고 있는 전북 전지훈련에 참가중인 그는 인터뷰를 요청하자 시간 조정을 부탁했다. 점심식사 후 인터뷰를 원했지만 이동국은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 인터뷰를 하자고 말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선수생활을 하며 이어온 자신의 루틴을 흔들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이동국은 선수생활 하면서 큰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 혹사로 인한 부상이었다. 하지만 전북 이적 후 그는 오랜시간 팀을 비우지 않았다. 철저한 몸관리를 통해 부상을 당하지 않았고 여전히 분명한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중 막내는 이수빈과 둘은 2000년생으로 이동국과 21살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똑같은 경쟁상대다. 포지션이 다르기는 하지만 모든 훈련을 똑같이 펼치고 있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IMF 구제금융위기로 데뷔 첫 해 해외 전지훈련을 하지 못했다. 당시 분위기상 해외 전훈 대신 포항에서 동계훈련을 펼쳤다. 그러나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세계 여러곳을 다니면서 전지훈련을 해왔다. 이동국은 "20여년간 동계 훈련을 해왔고 모라이스 감독님과는 2번째 동계 훈련이다. 지난해 보다 감독님의 스타일을 알기 때문에 적응 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원래 운동 나가기 전 선수들과 30분 정도 미팅을 했는데 지금은 짧게 줄었다. 선수들이 뛰어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고 밝혔다. 
조카뻘 후배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그는 "2주 정도 훈련했다. 아직 몸은 무거운 상태"라면서 "그러나 시즌 전까지 베스트 컨디션을 만들 것이다. 현재 연습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도 마찬가지고 나도 똑같다.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동계훈련은 항상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젊은 선수들처럼 모든 것을 끌어 올리려고 하지 않는다. 젊은 패기로 오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오히려 부상없이 시즌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대에는 무조건 빨리 끌어 올리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시즌을 길게 보로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상태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이동국은 "최근 매 시즌 목표를 갖고 시작하지 않았다. 마흔이 넘은 상황이고 마지막 시즌이 될 수있다. 그러나 떠밀려서 은퇴하고 싶지 않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모두 인정하는 상태에서 은퇴하고 싶다"라고 새로운 각오를 전했다. 
이동국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어린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도 여러가지 이유로 이동국은 A 팀에서 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 팀의 막내들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나서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욕심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팀 상황이 완벽하지 않아 그렇게 할 수 없다. 다만 선수들의 경기력이 올라 온다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내가 부상 없이 제 기량을 발휘하면 감독님에게 큰 도움이 된다. 감독님께서 새롭게 꺼낼 수 있는 옵션이 생기게 된다. 내가 말한 것처럼 이뤄져야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재계약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 없다. 최근 몇 년간 그렇게 해왔다. 구단과 서로 부담을 갖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럴 생각도 없고... 계속 인정을 받으면 된다. 그렇게 하면서 팀에 더욱 애착이 생겼다. 또 감독님의 색깔에 나를 맞춰야 한다. 더이상 이적하지 않는다면 감독님이 원하시는 방향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 "(김)보경이는 워낙 뛰어난 선수라 특별히 말할 것이 없다. 쿠니모토도 마찬가지"라며 "벨트빌크는 신장도 좋은 선수이고 제공권도 좋다. 볼 소유 능력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아시아 축구에 대한 적응만 잘 한다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선수들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동국은 "어린 선수들이 4명 전지훈련에 함께 하고 있다. (이)수빈이는 포항에서 인정을 받았고 22세 룰 때문에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영생고 출신인 이성윤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는 선수다. 특히 성윤이는 지난해 데뷔하지 못했지만 운동을 함께 하면서 보면 장점이 정말 많다"라며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쾌한 이동국은 22세 이하 룰에 대한 농담도 잊지 않았다. 취재진의 '40세 이상 룰'을 만들자는 농담에 "괜히 눈치 보이기도 하고 이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젊은 선수들 앞 길을 막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20대와 30대에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동안 우리의 고생도 좀 인정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이동국은 "전주성과 K리그 경기장에 오시는 분들이 항상 기대하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마지막에 이동국이 출전하면 경기가 끝나기 전 집에 가는 팬이 없게 만들었다는 선수로 평가받고 싶다"면서 "여전히 그 목표는 변하지 않고 있다. 언제든지 기억에 남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또 이동국은 언제든지 골을 터트릴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기억하실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