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필딩 프로세스, 최하위 수비력 바꿀 수 있을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1.20 16: 01

겨우내 야수진을 개편한 롯데 자이언츠가 2020시즌에는 달라진 수비를 보여줄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여러가지 문제가 드러난 시즌이었지만 그중 두드러진 문제는 리그에서 가장 좋지 않았던 수비력이다. 144경기에서 리그 최다인 114실책을 범하며 실책이 없는 경기를 보기가 어려웠다. 인플레이타구를 얼마나 아웃카운트로 연결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수비효율(DER) 역시 0.646으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신임 단장으로 성민규 단장을 영입한 롯데는 수비를 강조하며 이번 오프시즌 대대적인 야수진 개편에 들어갔다. 먼저 한화 이글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지성준을 얻었고 FA 시장에서는 2루수 안치홍을 영입하며 외부영입에 힘썼다. 또 내야수 강로한과 고승민은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 합류시켜 외야 전향을 준비중이다. 외국인타자로는 수비형 유격수 딕슨 마차도를 선택했다.

[사진=박준형 기자] 롯데 신본기 /  soul1014@osen.co.kr

롯데의 주전 라인업은 스프링캠프에서 최종결정되겠지만 지금까지 전력구성만 본다면 지성준(포수)-전준우(1루수)-안치홍(2루수)-마차도(유격수)-신본기(3루수)-민병헌(좌익수)-고승민/강로한(중견수)-손아섭(우익수)-이대호(지명타자)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보다는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이후 고질적인 고민거리였던 포수는 지성준의 합류로 숨통이 트였다.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정보근과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성장한 나종덕이 지성준과 주전 포수 경쟁을 벌이며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보여준 마차도는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마차도의 내야수 OAA(타구의 수비확률에 따라 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많은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는지 나타내는 수비지표)는 2017년 +1, 2018년 -1이었다. 
다만 마차도가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표본은 조금 부족하다. 그렇지만 마차도가 리그 평균 정도의 수비력을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KBO리그보다 더 빠르고 강한 타구가 많은 메이저리그에서 리그 평균 수준의 수비를 했다면 KBO리그에서는 훨씬 더 뛰어난 수비를 기대할만하다. 
외야진 역시 수비가 아쉬웠던 전준우가 1루수로 이동하고 발빠른 고승민, 강로한이 합류하면서 더 탄탄해졌다.
물론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포수진에 지성준이 합류하긴 했지만 지성준도 풀시즌을 소화해 본적이 없는 백업 포수다. 2루수 안치홍은 지난 시즌 수비에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고승민과 강로한은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한 첫 해에 안정적으로 수비를 할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붙는다.
마차도는 수비에서는 큰 걱정이 없지만 타격이 고민이다. 마차도는 마이너리그 통산 10시즌 934경기 타율 2할4푼7리(3378타수 834안타) 38홈런 OPS 0.65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득점 최하위에 머무른 롯데가 이번 시즌에도 빈공에 시달린다면 타격이 되지 않는 외국인타자는 교체 1순위 후보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대다수의 KBO리그 구단들이 외국인타자를 영입할 때 타격을 최우선으로 보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마차도가 자신의 수비력을 확실히 살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타격능력은 증명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구단 체제 이후 역대 최저 승률(0.340)을 기록한 롯데는 변화를 선택했다. 선수단 구성에 변화를 주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가오는 2020시즌 롯데의 필딩 프로세스는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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