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왕국 된 NC, 잊지 않은 개국공신 김태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1.19 16: 01

NC는 개국공신을 잊지 않았다. FA 자격을 얻었던 포수 김태군을 다시 품으면서 포수 라인업을 동시에 강화하는 효과를 누렸다.
NC는 지난 18일 “FA 포수 김태군과 4년 최대 13억원(계약금 1억원, 연봉 2억원, 총 옵션 4억원) 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다소 길었던 협상이 마무리됐다. NC는 내부 FA였던 박석민과 김태군 모두 잔류시키며 FA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다소 쉽지 않았던 FA 협상이었다. NC는 시장 초반 김태군에 대한 관심의 온도가 미지근했다. 양의지의 존재, 성장세가 뚜렷했던 유망주 김형준이 있었고, 제3포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범모까지 보유했다. 

NC 김태군이 훈련을 마친뒤 미소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아울러 김태군은 이지영(키움)과 함께 FA 시장에 나온 포수로 리그에서 포수가 가장 취약한 롯데가 시장에 뛰어들 것이 명확했던 시기였다. 김태군이 기다리며 선택하는 입장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롯데는 FA 시장 초반 이지영을 비롯해 김태군에게 모두 오퍼를 했다. 오버페이를 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에서 제안을 건넸지만 이를 이지영은 물론 김태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롯데는 48시간의 데드라인을 정해두고 이들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지영은 키움과 3년 18억원에 잔류 계약을 체결했지만 김태군은 NC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롯데의 제안은 김태군이 원했던 수준보다 한참을 밑돌았다.
롯데 외에는 김태군이 절실한 팀은 사실상 없었다. 갈 곳 없는 신세였다. 현실적으로 NC에 잔류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NC로서도 시장 상황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김태군과 굳이 급하게 협상을 진행할 필요가 없었다. 
NC가 마음만 먹으면 김태군을 시장가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붙잡을 수도 있었다. 백업 포수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투자다.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NC의 초기 제안은 현재 체결된 계약 기간보다 짧았고, 총액은 훨씬 낮았다. 
협상 과정에서 김태군의 에이전트가 바뀌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NC는 김태군과 조금씩 이견을 좁혀갔다. 그리고 김태군이 개국공신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2013년 1군 첫 진입을 앞두고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NC에 자리를 잡았고 이후 성장하면서 리그에서 수준급의 수비형 포수로 입지를 다졌다. NC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등을 함께했다. 2015년에는 포수로만 144경기 전 경기 출장을 하면서 KBO리그 역대 3번째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NC의 역사에서 김태군은 여러모로 많은 페이지를 차지한 선수다.
양의지는 매년 크고 작은 부상들을 달고 있던 선수였고 김형준은 언제 성장세가 둔해지더라도 이상해지지 않을 아직 변수가 많은 선수다. 군 입대 공백도 생각해야 한다. 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NC는 김태군과 다시 손을 잡으면 새로운 포수 왕국을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NC와 김태군의 협상이 이후 긍정적으로 흘러가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계약 체결 이후 김종문 단장은 “김태군 선수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은 다이노스의 전력 강화에 필요하다. 팀과 선수가 여러 방안을 함께 고민해 왔고 충분히 서로의 생각을 나눈 협상이었다. 잘 기다려준 태군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창단부터 함께한 다이노스에서 다시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보다 값진 선수로 팀에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계약을 마무리 지은 소감을 전했다.
NC는 김태군이라는 개국공신에 대한 대우를 충분히 한 셈이다. 그리고 팀의 안방 전력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김태군 역시 절치부심으로 안방 경쟁에 불을 지필 동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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