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불참했던 문동욱의 뒤늦은 수상, "다음엔 금색으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2.12 05: 22

“프로에서 상은 처음이네요”. 
한화 투수 문동욱(27)은 지난 7일 대전에서 연탄 배달 행사를 마친 뒤 구단 관계자로부터 트로피 2개를 전달받았다. 2019 KBO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다승·평균자책점상 트로피였다. 
KBO 시상식이 있었던 지난달 25일, 문동욱은 현장에 없었다. 아끼던 팀 후배 투수 김성훈이 지난달 23일 광주에서 사고사로 세상을 떠났고, 25일 발인식까지 자리를 지키느라 시상식 참가는 생각조차 못했다. 

문동욱 /waw@osen.co.kr

문동욱은 “성훈이 소식을 듣고 바로 빈소로 갔다. 3일 내내 잠도 안 자고 있느라 상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시상식 참석보다 성훈이 떠나는 길을 지키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구단 관계자가 챙긴 트로피 2개를 보름이 지나서야 받을 수 있었다. 
187cm 90kg 우완 정통파 투수 문동욱은 지난 2014년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유망주 출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2017년 시즌 뒤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으며 팀을 옮겼다. 
올 시즌 2군 퓨처스리그에서 18경기(14선발) 8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2.75로 활약하며 한화의 북북리그 1위를 이끌었다. 북부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1위. 그는 “프로에서 이런 상은 처음이다. 정민태 코치님이 주문하신 대로 던진 덕분이다. 내가 나올 때 우리 타자들이 워낙 잘 쳐서 부담 없이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화 이적 후 1군 첫 등판이었던 지난 4월19일 대전 삼성전에선 ⅔이닝 무실점 구원승을 거두며 프로 데뷔 첫 승도 신고했다. 문동욱은 “그날 (송)광민이형이 끝내기를 쳐준 덕분에 운 좋게 1승을 했다”며 “이제 1군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 내년에는 1군에 더 오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시즌 기간이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시범경기부터 1군에 들어가고 싶다. 확실한 목표 하나를 설정해두고 이루게끔 하겠다”며 “목표는 지금도 생각 중이다. 너무 높게 생각하면 이루지 못한다. 눈앞의 목표를 잘 정해 하나씩 지워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앞으로 큰 꿈은 1군에서 상을 받는 것이다. 은색으로 된 퓨처스상 트로피를 본 문동욱은 “지금은 은색이지만 다음에는 금색으로 하나 받고 싶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waw@osen.co.kr
연장 11회초 한화 문동욱이 역투하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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