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휴스턴 선수들, "폭로자 파이어스, 우승 반지 내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2.10 18: 06

메이저리그를 흔들고 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논란은 내부 고발에서 비롯됐다. 2년 전까지 휴스턴에 몸담았던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34·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제보가 발단이었다. 
파이어스는 2015년 7월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휴스턴에 합류, 2017년까지 2년 반을 뛰었다. 2017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파이어스는 그러나 그해 휴스턴이 홈경기마다 외야에 설치한 카메라로 상대 사인을 훔친 뒤 덕아웃 통로에서 휴지통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타석의 타자에게 전달한 부정행위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그러나 파이어스가 왜 2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 이 시점에 폭로했는지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야후스포츠’는 파이어스에 대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여러 의견을 담았다. 비난을 퍼붓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용기 있는 고백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2016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마이크 파이어스 /soul1014@osen.co.kr

휴스턴에서 함께 뛰었던 익명의 선수들은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 휴스턴 선수는 “빌어먹을 녀석”이라며 파이어스에게 원색적인 욕을 했다. 현재 휴스턴 선수는 “파이어스? 우승 반지와 지분을 내놓으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모 에이전트는 “너무 좋게 생각할 수 없다. 파이어스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묻고 싶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의심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운트 역시 “2년 뒤 폭로했다는 점에서 파이어스는 영웅이 될 수 없다. 나라면 폭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를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고발 시점을 지적했다. 
반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한 선수는 “파이어스는 영웅이라 할 수 있다. 큰 용기를 냈다.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2017년 휴스턴에 패한 팀의 선수는 “파이어스는 옳은 일을 했다. 하지만 악당도, 영웅도 아니다. 그가 악마처럼 비쳐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고 지지했다. 
내셔널리그 구단 고위 관계자는 “복잡한 문제다. 밀고자라는 말은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쓴다. 파이어스가 밀고자는 아닌 듯하다”고 밝혔다. 전 메이저리그 선수는 “파이어스가 영웅일지, 밀고자일지는 어느 편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휴스턴은 신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디 애슬레틱’을 통해 폭로한 파이어스는 “(사인 훔치기로) 어떤 일이 일어난지 모른 채 자리를 잃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 깨끗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후스포츠는 이후 파이어스의 추가 답변을 듣기 위해 에이전트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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