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팀 꿈 이룬 장시환, "한화 오고 싶었다, 가을야구 목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2.07 17: 50

“언젠가 고향팀에서 해보고 싶었다. 한화에 와서 좋다”. 
지난달 21일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한화로 넘어온 우완 투수 장시환(32)은 충청도 출신이다. 학창 시절 태안초-태안중-북일고 등 한화 연고 지역팀을 거쳤다. 고교 시절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1년 유급을 하는 바람에 한화의 1차 지명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렇게 한화와 인연이 닿지 않았던 장시환이 13년의 시간이 흘러 고향팀 유니폼을 입었다.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현대에 지명된 뒤 히어로즈를 거쳐 2015년 KT, 2017년 롯데로 옮긴 장시환은 3번째 트레이드로 고향팀에 왔다.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고향팀 꿈을 이룬 것이다. 

한화 정민철 단장과 장시환(오른쪽)이 연탄을 나르고 있다. /soul1014@osen.co.kr

장시환은 7일 대전에서 한화 점퍼를 입고 선수단 전통인 사랑의 연탄배달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좋았다. 한화는 고향팀이고, 언젠가 이곳에서 해보고 싶었다. 한화에 와서 좋다”며 “서산에 계신 부모님께서 나보다 더 좋아하셨고, 축하 전화도 많이 받으셨다”고 말했다. 
한화는 포수 유망주 지성준을 롯데에 내주며 선발 보강을 위해 장시환을 데려왔다. 올 시즌 롯데에서 선발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장시환은 27경기 모두 선발등판, 125⅓이닝을 던지며 6승13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최하위로 추락한 롯데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투구 내용은 수준급이란 평가를 들었다. 
장시환은 “그동안 중간에서 던지다 선발로 처음 풀시즌을 보냈다. 선발과 불펜 차이가 크긴 크더라. 불펜은 한 점만 줘도 지는 상황이 많지만, 선발은 3점을 줘도 6이닝을 던지면 퀄리티 스타트다. 위기 상황 때 점수를 안 줘야 한다는 생각보다 주더라도 아웃카운트를 많이 잡으려 했다”고 돌아봤다. 
장시환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선발투수가 된 만큼 투구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9이닝당 탈삼진이 2015~2018년 8.9개에서 올해 7.8개로 줄었지만 ‘맞혀 잡는 투구’를 터득했다. 그는 “선발로서 긴 이닝을  던지기 위해선 볼 개수를 조절해야 한다. 어떻게든 타자 방망이에 공을 맞혀야 결과가 나온다. 그 부분을 생각한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9이닝당 투구수도 앞선 4년간 19.1개에서 올해 17.4개로 줄었다. 
국내 선발진이 약한 한화는 내년 시즌 장시환을 붙박이 선발로 계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시환은 “부담이 없을 순 없다. 선발 풀타임은 올해가 처음인데 크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였다. 팀에서 원해 트레이드가 된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다려왔던 고향팀이라 이런 부담도 이겨낼 각오가 되어있다. 장시환은 “어릴 때는 한화에 대한 특별한 동경 같은 게 없었다. 그때는 어떻게든 프로에 가는 게 우선이었다”며 “프로 생활을 하면서 팀을 계속 옮기다 보니 언젠가 한화에서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일찍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이용규와 장시환(왼쪽)이 연탄을 나르고 있다. /soul1014@osen.co.kr
이어 그는 내년 목표로 “내가 올라갔을 때 팀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팀도 가을야구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프로 선수라면 가을야구에 가야 가치가 높아진다”며 포스트시즌을 기대했다. 장시환의 가을야구는 지난 2017년 롯데에서 준플레이오프 2경기가 전부. 고향팀 한화에서는 더 오래 가을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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