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롯데 연봉 협상, 진통 최소화→소통 원활화의 과도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2.07 15: 02

 진통이 없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역시 향후 소통을 원활히 하고 불협화음 역시 최소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롯데는 지난 6일 60명의 계약 대상자와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올해 내야진에서 두각을 나타낸 강로한이 가장 높은 연봉 인상률을 기록하며 82.8% 인상된 5300만 원에 재계약했다. 신인 신분이었던 고승민은 40.7% 오른 3800만 원에 계약을 마쳤다.
 투수진에서는 2년 연속 마당쇠 역할을 한 진명호가 71.2% 오른 1억2500만 원에 계약했고, 선발과 불펜에서 고루 활약한 김건국이 80% 인상된 5400만 원에 재계약했다. 내야진의 고승민이 있었다면 투수진에는 서준원이 신인으로 선발진을 지켰고 70.4% 오른 460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재계약 완료 보도자료를 내면서 롯데는 연봉 고과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선수들만 재계약 현황을 알렸다. 다른 선수들의 재계약 현황은 이후 KBO에서 발표하는 연봉 현황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올해 롯데의 연봉 협상은 칼바람이 불었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삭감 대상자가 많은 것은 팀 성적으로 보나 누구나 아는 부분이다”고 말하며 연봉이 발표되지 않은 선수들의 상황에 대해 언질을 했다. 실제로 일부 베테랑 선수들은 생각 이상의 삭감 폭을 구단으로부터 받았고, 이에 도장을 찍었다. 일부에서는 진통이 없었다고 얘기를 했지만 불만이 새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선수가 생각한 가치, 구단이 생각한 가치는 언제나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일부 베테랑 선수들은 진통 이상의 상처를 받기도 했다. 팀 성적과 별개로 서운할 수도 있다.
다만, 구단 고위 관계자는 “연봉 협상을 예년보다 빠르게 한 부분은 다 같이 내년을 잘 준비해보자는 선수와 구단 간의 동기부여도 있다. 그리고 전력 구성에 대한 불확싱성 줄여나가고 팀을 안정화 시키는 의미가 크다. 대표이사님, 단장님의 의지 컸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 역시 팀의 기조와 프로세스의 연장선이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절치부심 해야하는 부분을 선수들도 알고 있고 몇몇 선수들은 누가 보더라도 팀 성적 뿐만 아니라 개인 성적이 떨어진 것도 있었다.다 같이 안고 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과거의 기조와는 달라질 것임을 암시했다.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설득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선수와의 협상에서 최소 금액을 제시한 뒤 이후 접점을 맞춰가는 과정보다는 서로간의 소통과 설득, 그리고 납득의 과정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선수와 협상에서 예전처럼 낮은 연봉에서 협상 시작점을 잡은 뒤 제시액을 올려간다는 방법은 이제 아니다. 고과가 나오는 시점에서 소통과 납득의 과정이 없으면 협상의 의미가 없다”면서 “연봉을 어떻게 책정했느냐는 나와 있기 때문에 소통을 통해서 본인이 그 성과와 고과에 대해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선수들과의 관계에서도 이러한 부분에서 조금씩 진전을 보여야 한다는 것도 언급했다. 여기서 말하는 진전은 강압적 압박보다는 선수들을 설득하고 납득하는 과정을 소통으로 풀어간다는 의미다. 이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의 연봉 고과 시스템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었다. 보완해야 할 부분 있다”면서도 “선수들도 지금은 기본적인 연봉 고과 시스템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과 협상을 하면서 본인들도 어떻게 연봉이 책정이 되느냐에 대해 다들 납득을 해야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구단 입장에서는 불만의 과정 역시 소통을 통해 줄여가야 한다는 것. “불만사항이 나온 부분도 향후 소통을 통해 맞춰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수뇌부와 이어가야 할 새로운 연봉 협상 구조도 선수들과 공유가 필요한 부분이다.
성민규 단장, 허문회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뒤 롯데라는 조직은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불협화음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급변하는 롯데 구단 내부의 사정 속에서도 구단이 강조하는 ‘소통’이라는 가치를 생각하면서 접접을 찾아갈 수 있다. 연봉 협상과정도 변혁의 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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