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력 믿어...변신 주저하지 않을 것” 전준우, 수비 논란 속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2.04 05: 40

“변신을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다. 임무가 주어진다면 훌륭히 해낼 것이다.”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전준우(33)을 향한 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전준우는 자신의 가치를 꾸준히 어필하고 있다. 
전준우는 올 시즌 141경기 타율 3할1리(545타수 164안타) 22홈런 83타점 OPS 0.840의 기록을 남겼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의 여파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타격 능력을 증명했다. 올해 이후 FA 자격을 얻는만큼 개인 성적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FA 자격을 얻은 전준우를 향한 시장은 냉담한 상황이다. 원 소속구단인 롯데와는 단 한 차례만 만났을 뿐이다. 구체적인 협상 금액이 오고가지 않았다. 선수 및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비활동기간에 돌입하면서 전준우 역시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전준우는 비시즌, 나름대로 훈련을 진행했지만 현재 전준우의 상황이 상황인지라 여러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 커뮤니티에서 전준우와 부산 센텀시티 쇼핑몰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롯데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준우는 당시 롯데와 계약 관련해서 어떤 합의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런 발언을 한 적도 없다.
일단 전준우는 롯데에 대한 애정이 강하고 롯데 잔류에 대한 의지도 높다. 하지만 롯데는 외야수로 뛰어온 전준우의 가치를 1루수로 여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럼 전준우는 그동안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보여줬을까. 냉정하게 말하면 아니다. 전준우는 건국대 재학시절까만 해도 3루수가 주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프로 입단 이후 중견수로 포지션을 전환했다. 양승호 감독 시절 잠시 3루수 겸업을 시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곧장 전준우 3루수 플랜도 접었다. 현재도 전준우 수비에 대한 시각은 높지 않다.
KBO리그 외야수비 중 최악의 수비를 기록한 선수는 전준우다. 수비 기여도 -2.042의 기록만 남겼다. 아직 세이버매트릭스 수비 지표가 정립되지 않고 불확실한 부분이 많지만 이러한 기록은 납득가는 면도 있다. 냉정히 말해 좌익수 전준우의 수비는 좋은 편이 아니었다. 롯데 구단 내부의 평가는 물론, 타 구단들 역시 전준우의 수비에 대한 의문 부호는 당연하다.
그럼에도 전준우는 외야수로 FA를 신청했고 포지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롯데 역시 이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한 번의 협상을 통해 전준우가 그동안 쌓아왔던 자부심에 금에 가게 했다. 1루수에 대한 제안이 냉혹할 수는 있지만 서운함이 가시는 것은 아니다.
전준우는 에이전시를 통해 “외야수로 FA를 신청했고 외야수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서도 "다만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내 맘대로 할 수는 없다. 구단이 내 가치를 인정해주기 때문에 그동안 경기에 나선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이어 외야 수비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2018년, 정들었던 중견수 자리를 (민)병헌이에게 양보하고 좌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병헌이가 중견수를 맡는게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득 때문에 팀을 위해 기꺼이 포지션을 옮겼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수비 포지션에 대해선 “수비는 타격과 달리 정확한 지표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수비가 부족하다는 의견에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나는 외야 수비에 자신 있고 지금보다 좋아질 수 있게 준비할 것이다.  수비 스타트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보는 외야 수비 불안을 의식한 듯 했다. 
이어 자신에게 처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려고 한다. 전준우는 “나는 내 노력을 믿는다”고 강조하면서 “변신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고 이번에도 다른 임무가 주어진다면 훌륭히 해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성실하게 운동해서 최대한 오래동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 FA는 그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팬이 있어 팀이 있고 팀이 있어 선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나를 응원해주는 사랑하는 가족까지 있다. 내년시즌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는 말로 향후 어떤 포지션이 됐든 그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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