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디즈니 고발"..'겨울왕국2', 첫날부터 독과점 논란→씁쓸한 뒷맛 [Oh!쎈 초점]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12.02 17: 36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누적관객수 850만 명을 돌파해 사실상 천만 카운트다운에 들어섰다. 그러나 개봉 첫날부터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더니, 결국 시민단체가 배급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5년 만에 돌아온 '겨울왕국2'는 전편의 '렛잇고' 열풍과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감이 치솟았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개봉 당일 오전에는 전체 예매율이 92%를 돌파했고, 사전 예매량도 112만 명을 넘어섰다.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최초 사전 예매량 100만 장을 넘어 110만 장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웠고, 국내 개봉작 중 '어벤져스' 시리즈의 뒤를 이어 사전 예매량 110만 장을 넘어선 두 번째 작품이 됐다.
이 같은 수치는 개봉하자마자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그야말로 국내 극장가를 집어삼켰다. 이틀 만에 100만을 돌파했고, 11일 만에 800만 고지를 밟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주, 천만 관객을 찍고 전편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겨울왕국2'가 국내 스크린의 3분의2를 차지하면서 무서운 흥행 속도를 보여주고 있을 때, 그 이면에는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은 "어제 날짜(11월 21일)로 '겨울왕국2'가 개봉하면서 '블랙머니' 극장 좌석 수가 97만석에서 37만석으로 줄었다"며 "스코어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하루만에 줄었다. 일부 극장은 '블랙머니'를 밤에 2회 차 배치했다. 그러면 '블랙머니'를 보러 왔다가 다른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개봉한 이영애의 스크린 복귀작 '나를 찾아줘'는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개봉 초반 독과점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개봉 첫주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겨울왕국2'의 어마어마한 독식에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겨울왕국2'의 상영점유율은 62.5%(상영횟수 1만 3,467)로 3분의2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냈다. 좌석점유율도 69.1%(좌석수 229만 9,443개), 스크린점유율 역시 38.6%(스크린수 2,351개)로 압도적으로 높다. '나를 찾아줘', '블랙머니'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겨울왕국2'가 독점금지법(독점금지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며, 수입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고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고발장을 통해 "'겨울왕국2'는 지난달 23일 기준 스크린 점유율 88%, 상영회수 1만 6,220회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한국 영화관 사상 최고 상영 횟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1개 사업자가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독과점 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는 극장에서 한 영화가 스크린 3개 이상을 잡으면 불법이고, 미국도 점유율을 30% 넘기지 않는다. 디즈니코리아는 스크린 독점을 시도해 단기간에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도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독과점영대위 측은 "'겨울왕국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꼭 그렇게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고, 스크린을 독과점 하면서 단기간에 매출을 올려야 하느냐?"고 비판한 뒤, 올바른 해결 방안으로 프랑스를 예로 들기도 했다. 
'겨울왕국2'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하면서 천만 관객을 앞두고 마냥 웃지도, 그렇다고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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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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