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보다는 발전" 최원준, 특별할 2019년의 기억 [오!쎈 인터뷰]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11.16 12: 17

건강하다면 어느정도 활용도가 높을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건강했다. 최원준(25・두산)이 자신의 가치를 알린 1년을 보냈다.
최원준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동국대 시절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두 번의 갑상선 수술로 1군에서 모습을 보일 날이 뒤로 밀렸다. 2018년 1군에 첫 선을 보인 그는 6경기 등판에 만족해야만 했다.
올 시즌 최원준은 두산 불펜의 핵심이 됐다. 개막 후 한 달 뒤에 1군에 올라왔던 그는 구원 투수로 시즌을 맞았지만, 중간 중간 선발로 나와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 시즌 34경기에 나온 그는 1승 2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65로 시즌을 마쳤다. 어느덧 두산의 '믿을맨'으로 자리매김했다.

3회말 2사 1,3루에서 두산 최원준이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생애 첫 한국시리즈 마운드에도 올랐다. 4차전 3-8으로 지고 있던 3회말 2사 주자 1,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4번타자’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이후 4회도 실점없이 지웠다. 최원준이 위기를 한 차례 극복한 가운데 두산은 연장 승부 끝 11-9로 승리를 잡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후 최원준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잠실구장으로 나왔다.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짧은 휴식이었지만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아 정말 푹 쉰 것 같았다"고 웃었다.
최원준은 강렬했던 첫 한국시리즈 기억에 대해 "원정 경기였는데, 우리 팬들이 많고, 또 고척에서 던진 경험도 있어서 긴장은 많이 안됐다. 다만 정신이 조금 없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으며 "점수 차도 있고, 앞에 투수도 많이 나왔으니 최대한 길게 버틴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우리 팀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은 덕분에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활약에 대해 고마움도 전했다. 첫 번째는 두산 김태형 감독이었다. 최원준은 "감독님께서 많은 표현을 잘 안하시는데, 그래도 내가 초반에 던지고 내려오면 박수도 쳐주시고 잘 던졌다고 해주셨다. 특히 LG전 선발(6월 16일, 2이닝 3실점 2자책)을 던지고 내려오는데, 잘 던졌다고 말씀해주셔서 많은 힘을 얻었다"라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만큼, 많이 보완해야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만족하면 안되고 겨울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특히 많은 변화를 주기보다는 지금의 것을 꾸준히 연습해야한다고 하셔서 그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동국대 시절 감독이었던 이건열 감독에게도 특별한 마음을 전했다. 최원준은 “이건열 감독님께서 ‘수술한 뒤 무너지는 선수가 많으니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라’라는 말을 해주셨다. 덕분에 힘을 얻었다”라며 “우승하고도 전화를 드렸다. ‘겨울에 준비 잘하는 사람이 좋은 성적을 내니 준비 잘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최원준은 지난해 최동현에서 최원준으로 개명했다. 프로 이후 부상이 생기면서 이름을 바꾸면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는 "안 아프려고 개명했는데, 처음으로 1,2군에서 안 아프며 풀타임으로 뛴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개명 효과에 만족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마무리 캠프와 비시즌 최원준은 한 단계 도약을 노렸다. 첫 과제는 변화구 추가다. 최원준은 "올 시즌 좌타다 상대 피안타율이 3할5푼(.356) 정도가 나왔다. 상대도 이제 내가 직구를 많이 던지는 것을 알고 들어오기 때문에 떨어지는 구종 하나를 더 추가하려고 한다"라며 "(이)용찬이 형도 그렇고 (함)덕주도 포크볼이나 체인지업 등 자기 만의 주무기를 가지고 있으니 선발과 중간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도 그 부분에 신경써서 연습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김원형 코치님도 일단 연습을 해보고 내 손에 맞는 것을 찾으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원준은 "올 시즌은 나에게 많은 경험이 됐던 1년이었다. 그래도 만족하기보다는 발전하려고 한다"라며 "1년하고 2년 째에 흔들린 선수가 많은 만큼, 내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특히 내년에는 (김)강률이 형, (곽)빈이도 오는 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질 텐데, 더 성장해서 내 자리 하나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 기회가 된다면 선발로 다시 한 번 잘 던져보고도 샆다"고 각오를 전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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