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럽선수’ 사보비치, 유럽백인센터 편견 깰 수 있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9.11.10 06: 31

보리스 사보비치(32, 오리온)가 유럽선수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을까. 
오리온은 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원주 DB를 71-63으로 잡았다. 4승 8패의 오리온은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DB는 7승 4패로 4위로 떨어졌다. 
이날 첫 선을 보인 사보비치는 프로농구 역사상 첫 유럽출신 선수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인 사보비치는 2004년 프로에 데뷔해 줄곧 유럽프로리그에서만 뛰었다. 그는 2013-14시즌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면서 팀을 리그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그는 몬테네그로 리그와 컵대회서 각각 3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선수다. 그는 지난 시즌 러시아리그서 18경기를 뛰면서 평균 13.8점, 4.1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도 32.8%였다. 

DB와 데뷔전에서 사보비치는 26분을 뛰면서 11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을 4개 시도할 만큼 슈팅능력은 있었지만 성공은 없었다. FIBA룰을 따르는 KBL에 익숙지 않아 턴오버도 5개가 나왔다. 
장점도 돋보였다. 사보비치는 유럽출신답게 비이기적인 플레이가 많았다. 전술적 이해도가 높았고 팀플레이를 우선시했다. 포스트업을 하면서 장재석과 최진수에게 제 때 패스를 빼주는 장면이 돋보였다. 자기 공격을 우선시하는 그간 외국선수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점이다. 
다만 일대일 득점능력은 떨어졌다. 사보비치는 오누아쿠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했지만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턴어라운드 점프슛 등 기술은 좋았지만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스피드와 운동능력은 없었다. 전형적인 백인선수의 한계였다. 
22년 역사의 KBL에서 유럽출신 선수는 사보비치가 처음이다. KBL은 세계에서 농구선수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미국에서 트라이아웃을 실시해 외국선수를 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자연스럽게 미국선수들이 주류였다. 감독들 역시 한 경기 20점 이상 해줄 수 있는 포워드나 운동능력 좋은 빅맨을 원했다. 흑인선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이유다. 
외국선수 선발방식이 자유계약제도로 바뀌었지만 유럽출신은 없었다. 백인선수는 운동능력과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KBL 역사상 성공한 백인선수는 에릭 이버츠, 크리스 랭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그나마 모두 미국선수였다. 올 시즌 외국선수 중 백인 역시 삼성의 닉 미네라스가 유일했다. 
사보비치가 오리온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유럽선수에 대한 편견도 깨질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혹시나’가 ‘역시나’가 될 수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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