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 "역대급 싸우며 만든 10집..25주년? 우린 25살 청소년" [인터뷰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11.08 15: 22

데뷔 25주년, 하지만 밴드 YB는 스스로를 ‘청소년’, ‘25살’이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발표하는 음악마다 진화와 발전, 변화를 꾀하지만 여전히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 고민의 결과가 지난 10월 10일에 발표한 정규 10집 'Twilight State(트와일라잇 스테이트)’다. 이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25년째 함께 하고 있는 멤버들끼리 ‘역대급’으로 부딪혔다는데 그 만큼 더욱 풍성하고 좋은 음악들이 탄생했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YB 멤버 윤도현, 박태희, 허준, 김진원, 스캇 할로웰을 만났다. 25년째 여전히 젊고 에너지 넘치면서 계속 성장하고 성숙한 어른이 된 ‘25살’ 아티스트들이다. 

YB 정규 10집 앨범 ‘Twilight State’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T2 공연장애서 진행됐다.  YB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YB의 이번 앨범에는 얼터너티브, 싸이키델릭, 포크 록에서부터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모던 포크 발라드까지 장르의 경계를 허문 총 13트랙의 곡이 담겨 있다. 그 중 타이틀곡은 ‘딴짓거리(feat. Soul of Superorganism)’, ‘생일’, ‘나는 상수역이 좋다’ 등 총 3곡이다.
“이전에는 큰 틀을 잡고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일단 쏟아내고 거기서 추렸다. 그래서 색깔이 좀 더 다양해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얘기를 충분히 해보자고 했다. 처음에는 많이 채웠다가 점점 악기를 걷어냈다. 빼고 나면 어색하거나 썰렁하고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비우는거랑 부족한 건 차이가 있으니 절충하는 게 관건이었다. 그런데 비워짐 때문에 연주하는 재미가 있더라. 공간이 주어지니 숨이 탁 쉬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곡마다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번 앨범 작업을 위해 윤도현은 양평에 있는 산 속에 들어가 2달간 생활했다. 멤버들도 모니터를 위해 방문하곤 했는데 이번 10집 앨범이 나오기까지 역대급으로 싸웠다고. 과장 조금 보태 해체 위기까지 느꼈을 정도로 새 음악을 위해 치열하게 조율했다.
“다른 환경이 주는 영향이 확실히 있더라. 도시에 살면서 소음이나 빠르게 돌아가는 것들에서 벗어나니 곡을 쓰는데 도움이 됐다. 시간이 정지한 느낌이다. 고요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니 처음엔 어색해서 안 됐지만 불안과 무서움을 견디니 편하게 곡이 나오는 시점이 생겼다.”
“음악 만드는 것 외에도 멤버들끼리 일상에서 이해하는 부분이 있고 그런 시간을 쌓으며 작업하고 무대에 서고 있다. 이런 것들이 작은 사회다. 25년째 작은 사회가 움직이고 있다. 그 점이 무대에 은근히 녹아서 나타나고 있다. 누군 양보하고 누군 도드라지고. 그래서 많이 싸웠다. 이번 작업이 역대급 피크를 쳤다. 다른 앨범보다 더 처절했다. 많이 부딪혔고 다들 솔직하게 굴었다. 치열할 수밖에 없었고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이 앨범이 나왔다. 기적 같다는 생각도 했다.”
직관적인 가사와 범국민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국민 밴드’로 대중성을 확보한 YB는 이번 새 앨범 ‘Twilight State’를 통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비극에서 출발한 철학적 태도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젊었던 시절 분출했던 화가 이젠 다수가 공감할 여러 이야기로 파생됐다.
“저희들의 삶은 이전보다 편리해졌다.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음악을 만들 때엔 우리가 가진 감정의 최악의 상태를 끄집어내는 습관이 있다. 행복한 사람들에게도 고민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니. 물론 우리에게도 있다. 이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는 절망이나 왜 나에게만 이런 상황이 생길까 싶을 텐데 그래서 이번 곡들이 나온 것 같다.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열정이 많다.”
“한 사람의 개인과 비극과 절망이 자기만을 위한 절망이 아닌 나와 누군가를 향한 아픔이었다면 그건 사그러드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려고 했다. 화를 넘어서 슬픔, 눈물, 외로움 같은 감정이다. 노래하는 윤도현의 모습일 수 있지만 팬들이 공감해주는 게 고맙다. 한두 사람이 공유해주는 걸 보니 우리 음악이 제대로 가고 있구나 싶더라.”
YB는 그동안 정치 사회적인 발언과 색채로 더 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 외에 가수 이승환과 이은미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YB는 직설적으로는 아니지만 꾸준히 음악을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겠다고 했다. 
“우리의 태도나 방향성이 있다는 걸 다들 느끼실 듯하다. 그러 우리는 노래하는 나그네처럼 오늘을 살고 노래하겠다. 반드시 옳은 게 없으니 구체적인 답을 우리가 제시하기 보다 듣는 사람이 자유롭게 느꼈으면 한다. 오늘까지 최선을 다하고 내일 다시 태어나도록 오픈된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본다. 끌어안고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옳고 그름이 아닌 같이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이다.”
25년째 가족처럼 투닥거리며 음악하고 있는 YB다. 보컬 윤도현을 비롯해 기타 허준과 스콧 할로웰, 베이스 박태희, 드럼 김진원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다. 서로의 개인 활동도 활발한 까닭에 팀으로 뭉쳤을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큰 셈이다. 
“밴드는 멤버들끼리 서로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야 결과물이 나오니까. 홀로서기 할 수 있는 이들이 서로에게 기대면 더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다. 밴드 음악과 개인의 음악은 또 다른 거다. 이 안에서 해소할 수 없는 걸 해서 뭉친다면 좋지 않을까.”
“이제 10집이다. 작업을 반복될 수록 전에 한 음악과 앞으로 할 음악에 대한 고민이 있다. 그 고민들이 걸러진 상태가 10집이다. YB가 사회적으로 주장했던 것들과 우리 자체가 안에서 고민했던 것들을. 숫자 10에 의미는 없다. 그저 새 앨범이고 우리 음반 중 하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과 마음 감정이 담겨 있는 결과물이다.”
그래서 YB는 오늘도 노래하고 무대에 선다. 많은 이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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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컴퍼니,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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