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인종 차별 시달린 英, 시원한 골폭풍으로 화답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10.15 06: 50

덜 떨어진 불가리아 팬의 인종 차별에 잉글랜드 선수들이 골폭풍으로 화답했다.
잉글랜드는 15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스타디온 바실 레브스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 불가리아와의 유로 2020 예선 8차전에서 케인의 1골 3도움 활약을 앞세워 6-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체코전 패배로 10여년간의 국제 대회 예선 무패 기록이 중단됐던 잉글랜드는 블가리아전서 만회하며 승점 15점(5승 1패)로 조기 본선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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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는 코소보와 체코의 경기에서 인종 차별 구호를 날려 관중 입장이 제한된 바 있다. 이날 경기도 관중 입장이 제한된 채 경기가 진행됐다.
이런 처벌에도 제 버릇 개 못준 불가리아 팬들은 잉글랜드 선수들을 향해 인종 차별 구호를 외쳐 경기가 2차례 중단됐다. 일부 불가리아 팬들은 금기시되는 '나치 경례'를 따라하며 잉글랜드 선수들을 괴롭혔다.
앞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불가리아에 인종 차별 대책을 요구하자, 크리시미르 발라코프는 "영국이 불가리아보다 더 큰 인종 차별 문제를 가진 나라"라고 반박한 바 있다.
발라코프 감독의 호언장담과 달리 덜 떨어진 불가리아 팬들은 경기 시작부터 잉글랜드 선수를 향한 야유를 이어갔다. 수비수 타이론 밍스가 '주장' 해리 케인에게 자신이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알리기도 했다.
케인은 FIFA가 규정한 인종 차별 대응 프로토콜에 따라 먼저 심판에 다가가 1차 대응을 요구했다. 이반 베벡 주심은 불가리아 팬들에게 야유가 지속될 경우 경기가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가 재개됐으나 불가리아 팬들의 야유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하프타임 직전 다시 중단됐다. 영국 'BBC'는 "불가리아 팬들은 전반 내내 인종 차별적 발언과 나치 경례로 선수들을 괴롭혔다"라고 전했다.
불가리아 선수들 역시 덜 떨어진 홈 팬들에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불가리아의 '주장' 이벨린 포포프는 하프타임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홈 팬들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외적인 외침은 잉글랜드를 전혀 흔들지 못했다. 그들은 전반에만 4골을 몰아치며 남다른 경기력을 뽐냈다. 전반 7분 래쉬포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잉글랜드의 맹공이 시작됐다.
바클리가 전반 20분과 전반 33분 멀티골을 완성했다. 스털링 역시 전반 추가 시간 팀의 4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도 마찬가지로 몰아친 잉글랜드는 스털링과 케인이 1골 씩을 더하며 6-0 대승을 매조지었다.
경기 후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우리 선수들은 경기 내내 불가리아 팬들의 인종 차별에 시달렸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라고 공식 성명을 냈다.
이어 "우리 선수가 이런 수준의 학대를 받은 것이 처음은 아니다. 이런 일은 축구가 아니라 사회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없다. UEFA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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