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바다 된 다저스 클럽하우스, "커쇼가 없었더라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0.11 16: 03

또 한 번의 가을 잔혹사를 쓴 클레이튼 커쇼(31)는 죄인이 따로 없었다. 
LA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한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 클럽하우스에는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아쉬운 시즌 마감에 다저스 선수들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대부분 고개 숙인 채 숨죽인 채로 조용히 서로를 격려했다. 맥스 먼시는 “지금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좌절했고, 코디 벨린저는 “너무 괴롭다”며 힘들어했다. 
패배의 기운이 가득한 다저스 클럽하우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좌절한 사람이 연속 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범해 역전패를 부른 커쇼였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취재진 앞에 선 커쇼는 매년 가을마다 반복되는 잔혹사에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나에 대한 사람들의 말이 맞다. 이해한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다저스 커쇼가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영상캡쳐)

다저스 동료들은 커쇼를 위로했다. 최고참 투수 리치 힐은 “커쇼에게 비난을 할 수 없다. 커쇼가 없었다면 우린 여기에 있을 수 없다”고 위로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목이 메어 말을 이어가지 못하던 힐은 “커쇼를 최고로 존경한다”며 “이것은 우리 라커룸 모든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단지 게임이라고 말하지만 우리에겐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커쇼의 블론세이브로 선발승이 날아간 워커 뷸러도 이틀 전 이모를 잃은 아픔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훔쳤다. 커쇼와 관련 질문에 “지금은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동료를 보호했다. 키케 에르난데스는 “커쇼는 패배가 자기 잘못이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 모두가 진 것이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패장 인터뷰에서 커쇼에 대한 질문을 반복해서 받았다. 그는 “커쇼는 프로다. 우리 세대 최고의 투수일 것이다. 오늘 밤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두둔하며 “패배의 책임은 감독인 내게 있다. 내가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고 이야기했다. 
연장 10회말 불펜으로 나서 동점 허용했던 다저스 커쇼가 더그아웃에 앉아 있다.  /soul1014@osen.co.kr
거의 대부분 현지 언론에서 커쇼를 패배의 원흉으로 꼽는다. 2차전, 5차전 다저스의 패배에는 커쇼가 있었다. 팬들의 실망도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함께한 동료들은 커쇼의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커쇼도 더 힘들어 한다. 커쇼는 “팀 동료들을 실망시켰다. 그 부분이 매년 가장 힘들다”고 미안함을 드러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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