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인정해주는 팀으로" FA 류현진, 다저스 떠날 가능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0.11 05: 42

LA 다저스와 류현진(32)의 인연도 이렇게 끝날까. 
류현진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2019 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을 앞두고 평소 루틴대로 캐치볼, 롱토스로 몸을 풀었다. 당초 5차전 불펜 대기 예정이었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틀 뒤 있을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 선발투수로 내정한 류현진을 불펜으로 보내는 무리수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워싱턴과 연장 10회 접전 끝에 3-7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조기 탈락했고, 류현진의 NLCS 1차전 선발등판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이영상급 시즌으로 역사적인 한 해를 보냈던 류현진의 마무리도 조금은 허망했다. 

6회말 이닝종료후 류현진이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이제 류현진은 FA가 된다. 월드시리즈 종료 후 5일이 지나면 공식적인 FA 신분이 돼 어느 팀과도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다. 지난해 다저스의 1년 1790만 달러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했지만, 올해는 드래프트 지명 보상권도 없는 완전한 FA가 돼 제약이 없다. 
관심은 다저스를 떠나느냐 여부다. 지난 2013년 다저스에서 빅리그 데뷔 후 7년을 몸담은 류현진에게 정든 팀이다. 이 기간 다저스는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웬만한 KBO리그 팀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모을 만큼 국민적인 구단이 됐다. 
하지만 프로는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 류현진도 다저스 잔류를 못박지 않고 있다. 오히려 크게 미련을 두지 않는 듯한 인상이다. 류현진은 5차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FA로서 가장 고려하는 부분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나를 인정해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명분과 실리를 떠나 나를 (얼마나) 생각해주는 부분만 본다”며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에이전트와 상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연장 10회말 패색이 짙어지자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에 앉아 있다.  /soul1014@osen.co.kr
프로 선수는 돈과 명예로 인정받는다. ‘FA’ 류현진에게 최고 조건을 제시하는 팀이 그의 가치를 최고로 인정하는 것이다. 계약기간과 금액뿐만 아니라 에이스로서 기타 우대 조건까지 모두 따져야 한다. 다저스가 류현진을 가장 인정하는 팀이 될 수 있다. 다저스가 익숙한 류현진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그동안 FA 고액 장기계약에 소극적이었던 다저스가 얼마나 좋은 조건을 제시할지 의문이다. 당장 이번 NLDS에서도 다저스는 사이영상 후보 류현진을 1~2차전이 아닌 3차전 선발로 써 의아하게 만들었다. 
미국 언론들도 류현진의 이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10일 ESPN은 ‘다저스는 단기 계약으로 류현진을 잡을 방법을 찾을 것이다.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싶다면 류현진은 LA 에인절스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LB.com도 ‘류현진은 LA를 사랑하고, 이곳에서 뛰는 것을 좋아하지만 다저스보다 다른 팀으로부터 더 좋은 제안을 받을 것이다’며 ‘류현진이 다저스에 머물기 위해 할인된 금액을 받을지 아니면 다저스가 더 큰 제안을 할지도 관심거리’라고 바라봤다.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보낸 7년을 돌아보며 “선수들이 그리울 것이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어린 선수들도, 베테랑 선수들도 모두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 덕분에 7년 연속 가을야구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쩌면 다저스를 향한 작별 인사가 될 수 있다. 다저스와 정이 많이 들었지만 반드시 남아야 할 만큼 미련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경기종료 후 다저스 류현진이 퇴장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류현진은 “에이전트가 알아서 잘할 것이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잘 알려진 대로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류현진의 올 겨울 FA 협상을 지휘한다. 보라스는 지난 2002년 박찬호(다저스→텍사스 5년 6500만 달러), 2014년 추신수(신시내티→텍사스 7년 1억3000만 달러)의 FA 이적을 이끌어낸 바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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