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 과정-미션 수행’ 롯데가 교육리그에 임하는 방법 [오!쎈 현장]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0.04 16: 06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마다 확실한 미션을 통해서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롯데가 시도하고 있는 교육리그의 목적이다. 
롯데는 지난 3일부터 NC와 교류전 형식의 교육리그를 치르고 있다. 성민규 단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이번 교류전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교류전은 선수들에게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비시즌 훈련 기간 동안 과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과정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추상적이었다. 과정 속에 과정이 생략된 경우도 있었다. 세밀한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이 접근법을 세밀하게 하기 위해서 교류전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경기 마다, 그리고 타석, 투구, 수비, 주루의 상황마다 각기 다른 미션이 있다. 선수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상황 이후의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가령 2스트라이크를 먼저 지켜본 뒤 삼진을 당하지 않는 것, 변화구만 타격하기, 한 가지 구종으로만 투구하기 등의 미션이 경기마다, 상황마다 무작위로 주어진다. 
주어진 상황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향후 1군 경기에서 자신들에게 닥칠 상황을 미리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과정이다. 성민규 단장은 교류전에서 선수들의 결과보다는 해당 미션의 수행 여부를 먼저 주시하고 있다. 적절한 ‘당근’도 준비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경기를 보는 시야도 넓히기 위해 코칭스태프의 인원도 최소화 했다. 현재 교류전은 훌리오 프랑코 퓨처스 타격코치,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 총괄 인스트럭터, 최만호 주루코치만이 있다. 1루 베이스코치는 없이 선수들이 번갈아가면서 등장한다. 성 단장은 “1루 코치로 선수들이 나가면서 경기가 다르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느끼게끔 하려고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효율적인 경기 진행, 그리고 투수들의 공격적인 승부를 유도하기 위해 한 이닝 당 투수들의 총 투구 수는 25개로 제한하고 있다. 롯데 만의 미션이 아닌 NC 역시 마찬가지다. 3아웃 여부와는 무관하다. 투수가 바뀌어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한 이닝 당 25개의 공으로 이닝이 마무리 된다. 타자와 승부 도중 25구가 넘어갈 경우 그 타자까지만 승부를 하고난 뒤 이닝이 마무리 된다. 이색적인 룰이다. 
아울러 내야자원으로 분류됐던 고승민과 강로한은 현재 외야수로 나서고 있다. 4일 NC와의 교류전에서도 고승민이 중견수, 강로한이 우익수로 나섰다. 멀티 포지션을 통해 뎁스를 유연하게 만들고 해당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려는 준비 과정이다. 선수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동의를 했고 흔쾌히 나섰다. 성민규 단장은 “시즌 때 닥쳐서 포지션 변화를 하는 것보다 미리 준비해서 포지션의 유동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면서 “고승민, 강로한 모두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라서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이다. 일단 시도를 해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단 이들의 외야 겸업은 현재까지 호평을 받고 있다.
롯데 입장에서는 단순한 교류전으로 실전 경험을 쌓는다는 것 외에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선수들의 역량을 파악하고, 어떤 야구를 할 수 있는지를 선수들에게 인식시켜주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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