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승+전 구단 상대 승리’ 양현종, 이름 세 글자의 압도적 존재감 [오!쎈人]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9.11 21: 07

KIA 양현종의 이름 세글자로 요약이 가능한 경기였다. 공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이었다. 아트 피칭으로 완벽한 하루를 만들었다.
양현종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86구 3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으로 팀의 4-0 승리와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로써 양현종은 올 시즌 자신의 두 번째, 그리고 개인 통산 4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아울러 지난 2017시즌 이후 2시즌 만에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했다. 시즌 승수도 16승으로 늘렸다. 지난 8월 4일 광주 NC전 99구 2피안타 완봉승만큼이나 완벽했던 경기였다. 

양현종은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해 롯데전 2경기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40(10이닝 6자채점)에 그치고 있었다. 통산으로 따져봐도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통산 23경기(15선발) 8승5패 평균자책점 6.78로 부진한 성적을 남기고 있었다. 양현종에게 대구만큼이나 사직이 악몽의 땅이었다. 양현종은 대구 시민구장 시절 포함 대구에서 29경기(20선발) 5승10패 평균자책점 7.02(100이닝 72자책점)이었다. 
경기 전, 박흥식 감독대행은 양현종이 아직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놀라며 “오늘은 꼭 이겨야 겠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양현종은 사직구장을 말 그대로 지배했다. 양현종의 존재감과 아우라가 워낙 눈부셨다. 일단 공격적으로 들어갔고 롯데 타자들의 배트를 빠른 카운트에서 나오게 만들었다. 롯데도 나름대로 전략을 갖고 나왔다. 하지만 양현종의 제구력과 구위, 변화구의 날카로움, 그리고 완급조절까지. 양현종은 모든 것을 완전하게 양현종의 이름 세 글자가 주는 위압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양현종은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갔다. 이닝 당 10개가 넘지 않는 투구 수로 빠르게 이닝을 끝냈다. 1회 9개를 시작으로 2회 7개, 3회 9개, 4회 11개, 5회 8개, 6회 10개, 7회 11개, 8회 7개 그리고 9회 13개의 공만 던졌다. 모든 공들이 완벽했고 버릴 공이 없었다. 양현종을 막기에는 롯데 타자들의 화력이 부족했다. 양현종은 3회 선두타자 정보근에 안타를 맞고 9회 선두타자 김동한에 안타를 맞기까지 18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완벽했던 양현종에게 위기는 마지막이었다. 9회말 김동한과 손아섭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정훈의 타구를 중견수 이창진의 호수비가 나오는 등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양현종이 빠른 템포로 끊어가자 앞선 2경기 동안 9개의 실책을 범했던 수비들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2회 2사 후 황윤호가 제이콥 윌슨의 뜬공 타구를 놓치며 실책을 기록했지만, 이후 수비들은 양현종의 박수와 미소를 불러오게 만들었다. 4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전준우에게 워닝트랙까지 가는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지만 중견수 이창진이 담장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6회말 선두타자 김동한의 외야로 빠질 듯한 타구도 유격수 박찬호가 끝까지 쫓아가 몸을 날려 걷어냈다. 8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신본기의 강습 타구 역시 3루수 고장혁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고, 9회 무사 1,2루에서 정훈의 타구도 중견수 이창진이 다이빙으로 잡아냈다.  앞선 경기들과 180도 달라진 수비진의 투혼과 집중력이었다. 
양현종으로 모든 것을 설명한 경기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37에서 2.26으로 끌어내렸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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