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U-18 감독 작심발언, "KBO 신인지명 시기 아쉽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9.08 06: 15

“이제서야 말씀드리지만…”. 
18세 이하 한국청소년야구대표팀을 이끈 이성열(64) 유신고 감독은 결승 진출이 좌절된 뒤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7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리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미국전 5-8 역전패를 당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였다. 
이성열 감독은 “날씨가 좋지 않았고, 하필 우리가 수비할 때만 바람이 불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했다. 마무리를 하지 못한 건 감독 책임이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책임을 통감한 뒤 가장 아쉬웠던 부분으로 대회 전 열린 KBO 신인 드래프트 이야기를 꺼냈다. 

5회말 종료 후 클리닝타임때 이성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KBO는 지난달 서울에서 26일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지난달 17일 소집된 대표팀이 30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한창 훈련하고 있던 시기. 앞서 1차 지명을 받았던 대표팀 선수들은 하루 짬을 내 서울 드래프트 현장에 다녀왔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기장에 남아 훈련하며 지명을 기다렸다. 이로 인해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고, 훈련 집중도를 높이기 어려웠다. 
이성열 감독은 “내가 아쉬움이 있다면 우리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는 점이다. 이제서야 말씀드리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힘들었던 부분이다. 어린 선수들이다 보니 (프로 지명 후) 동기 부여를 하거나 결집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선수들로선 당장 눈앞의 대회보다 향후 진로가 결정되는 신인지명에 마음이 향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팀 멤버 20명 중 2학년 2명을 제외한 18명이 신인지명 대상자. 그 중 투수 김진섭(효천고)이 유일하게 미지명되기도 했다. 분위기를 다잡기 쉽지 않았다. 
이성열 감독은 “지명 후 선수들 사이에서 약간의 틈바구니가 생겼다. 이제 끝난 마당에 감독으로서 힘들었던 점을 이야기한다. 큰 대회가 있을 때에는 (신인지명 시기를) 배려해줘으면 한다. 아직 선수들이 그런 것을 극복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8회초 동점 허용한 한국 이성열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남지민 투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soul1014@osen.co.kr
KBO 신인 드래프트는 매년 8월말부터 9월 초중순 사이에 치러진다. 2년마다 치러지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일정이 비슷하게 겹친다. 일본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는 내달 17일로 예정됐다. 일본은 매년 10월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