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막론하고 권력자가 자신을 왜곡하고 미화하는 일은 계속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주호 감독의 이 같은 생각에서 팩션 사극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광대들: 풍문조작단'(감독 김주호, 제공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작 영화사 심플렉스)이 출발했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만들어내고 민심을 조작하는 다섯 명의 광대들이 권력자 한명회(손현주 분)에게 발탁돼 왕 세조(박희순 분)에 대한 미담을 제조하며 역사를 바꾸려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조실록을 기반으로 감독의 상상력을 더했다.
배우 조진웅, 고창석, 김민석, 김슬기, 윤박이 각각 ‘광대패’ 덕호, 홍칠, 팔풍, 근덕 , 진상 역을 맡아 케미스트리를 빚어냈다. 홍칠은 기술, 팔풍은 재주와 속도, 근덕은 음향, 진상은 미술을 각각 담당한다.
13일 오후 서울 한강로동 용산CGV아이파크몰에서 이달 21일 개봉에 앞서 ‘광대들: 풍문조작단’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김주호 감독은 “저희 영화는 역사의 속성을 얘기하고 있다. 권력자가 자신과 관계된 사실을 왜곡하고 미화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후대에 남는 이미지를 위해서 (왕들이)그런 선택을 하는 거다”라며 “조선시대에도 역사의 미화와 조작은 반드시 있었다고 본다. (조작 및 미화)그런 것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계속 있어왔다. (한 시대만 보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현 시대와 관계된 가짜 뉴스로 국한했다기 보다)전체의 이야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호흡을 맞춘 조진웅에게 배우로서 큰 장점을 느꼈다고 칭찬했다. “조진웅 배우의 개그욕심, 센스를 느꼈다. 실제로도 개그감이 좋다”며 “덕호가 진지한 인물이지만 이면에 허당미가 있는 캐릭터로 설정했는데 조진웅 배우가 캐릭터를 잘 소화해줬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코미디 부분에서 가장 큰 것은 부조화다. 이번 사극에서는 이 계층(천민)의 인물들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그리며 유머를 넣으려고 했다"며 “이를 테면 소품으로 재미있게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 그 당시 런닝 머신이 있을 수 없지만 (광대패)의 기술 장인이라면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김주호 감독은 “코미디에 대한 저만의 원칙은 없지만 영화를 통해 소소한 웃음을 드리면 (제 의도가)잘 전달되리라 생각했다. 정통 코미디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얘기를 편안하게 보실 수 있게 코미디를 넣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역사는 분명한 사실의 기록이다. 나름대로 공증된 내용이 역사서에 기록된 것이지만 그것은 승자, 즉 남아 있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팩트로 결정된다. 이에 세조와 한명회는 조선의 민심을 사로잡은 ‘풍문조작단’을 꾀어 자신들을 중심으로 사실인 듯 꾸며 만들려고 계획한다.
조진웅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제가 작업할 때부터 신기했던 것들이 오늘 (스크린을 통해) 보면서도 신기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광대들: 풍문조작단’에 대해 “유쾌하고 뚝심이 있고, 경쾌함이 묻어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김주호 감독과 재회한 고창석은 “사극이 갖고 있는 멋을 좋아한다. 하지만 코미디 사극은 자칫 하면 시대를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위험요소가 있어서 현대극에 비해 밸런스를 맞추기가 어렵다”며 “배우의 역량도 중요하겠지만 연출력이 돋보여야 하는 것이 코믹 사극”이라고 말했다. 연기파 배우 고창석이 조선시대 특수효과의 달인이자, 풍문조작단의 기술 담당 홍칠에 매력을 배가했다.
무녀 출신 근덕을 맡은 김슬기 “저는 이번에 사극이 처음인데 와이어 액션에서 힘든 건 없었다. 저보다 저를 올려주신 스태프가 힘드셨을 거 같다”면서도 “근데 말타기 연습을 하다가 한 번 떨어진 적이 있다. 트라우마가 생겼지만 극복해서 촬영을 잘 마쳤다. 사극이 처음인데 ‘광대들’로 잘 마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진상을 소화한 윤박은 이번 영화가 상업장편 데뷔작이다. “사극도 처음이고, 굳이 나누자면, 상업영화도 처음”이라며 “저는 조선시대와 현재의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점에 집중했다. 또한 광대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왕에 대한 사실을 왜곡, 허위사실을 유포해 여론을 조작한 모습을 그리지만 결국 권력을 탐하는 위정자들을 벌하고, 진실을 지키는 모습에 집중한다. 러닝타임 108분./ watc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