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제' 강릉영동대, 대학야구 정상 등극으로 파란을 일으키다

'2년제' 강릉영동대, 대학야구 정상 등극으로...


=대통령기전국대학야구대회서 4년제들 격파하고 정상 우뚝

=강호가 된 3가지 배경-학교의 전폭 지원, 실력위주 기용, 프로출신 인스트럭터들의 지도

[OSEN=박선양 기자]강릉영동대학교(총장 김제홍)가 대학야구계에서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영동대는 지난 19일 충북 보은 스포츠파크야구장에서 끝난 제53회 대통령기전국대학야구대회 홍익대와의 결승전에서 3-0으로 승리, 야구단 창단 후 첫 전국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이처럼 영동대는 이미 연고대를 비롯해 전통의 강호들이 즐비한 대학야구계에서 막강한 실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더욱이 영동대는 야구부가 2학년까지만 있는 전문대이지만 야구 실력은 4년제 못지 않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근년 들어서는 일찍 프로야구로 진출하려는 우수선수들이 몰려들면서 전력이 4년제 대학들을 뛰어넘고 있다는 평가이다. 탄탄한 전력은 전국대회 성적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전국 32개 대학의 야구팀이 5개조로 나뉘어서 경기도 이천 꿈의 구장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주말리그로 펼쳐지고 있는 ‘2019 KUSF 대학야구 U-리그’에서 영동대는 6승 1무 3패(6월 21일 현재)로 A조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강팀인 고려대, 성균관대, 건국대, 동국대를 비롯해 같은 2년제인 제주국제대, 여주대 등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야구 실력에 있어서는 4년제 강팀들과 겨뤄도 크게 뒤지지 않는 전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번 대통령기 우승 이전인 지난해 전국체전 일반부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국체전에서 2년제 대학이 4년제 대학들을 제치고 메달을 딴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 해 대학야구 리그에서도 호성적을 냈다. 전반기 3위에 이어 후반기 2위, 그리고 왕중왕전에서 8강에 들었다.

영동대가 이처럼 ‘대학야구계의 카이스트’처럼 강자로 떠오른 배경은 무엇일까. 2006년 야구부 창단때부터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철기 감독은 “학교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과 프로출신 인스트럭터들의 열정적인 재능기부 등이 지금의 영동대 야구팀을 만들었다”며 3가지 강점을 얘기했다.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학교 대표 스포츠부로 탄생

강릉영동대학교는 1963년 강릉간호고등기술학교로 출발해 2012년부터 강릉영동대학교로 교명을변경하고 현재에 이르렀다. 야구부는 2006년에 창단해 학교의 성장과 함께 강릉영동대를 대표하는 스포츠팀이 됐다. 영동대가 대학야구계에서 강자로 떠오르게 된데는 학교의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학교는 야구부 선수들에게 한학기 40만원으로 숙식할 수 있는 기숙사를 제공하는 한편 감독과 코치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다른 일부 대학들은 지도자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치 않아 학부모들이 급여를 제공하는 곳도 있어 잡음이 일곤 한다. 또 학교에서는 대회참가에 따른 출전비, 숙식비 등을 전적으로 지원한다. 연간 1억5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영동대는 야구부 인원이 61명이지만 학교의 지원이 적은 타교 야구부는 45명 안팎이라고 한다.

◀프로출신 각부문 인스트럭터들의 열정적인 지도

이름만 대면 웬만한 프로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유명선수 출신이자 유명 지도자들이 김철기 감독의 요청을 받고 기꺼이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는 것도 영동대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수비부터 총괄을 맡고 있는 정영기 전 한화 2군 감독을 비롯해 박영태 전 롯데 코치, 김봉근 전 kt 투수 코치, 양용모 전 한화 포수 코치 등 프로야구단 못지 않은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정식 코치는 아니지만 오랜 동안 프로야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선수들에게 전수해주고 있다. 이들은 학부모들의 회비에서 약간의 수고비만을 받으며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다. 이들 이전에도 권영호 전 삼성 투수 코치 등이 선수들의 실력향상에 도움을 줬다. 인스트럭터들은 오전 수업 후 오후에 파트별로 선수들을 집중 지도하며 기술적인 노하우 전수 뿐만 아니라 프로 진출 후 정신자세 등도 함께 조언해주고 있다.

◀실력위주의 선수 기용

김철기 영동대 감독은 야구부를 프로처럼 운영한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처럼 1, 2군 시스템을 도입해서 주전선수들은 전국대회 출전 기회를 주며 경기에 투입하고 그렇지 못한 후보선수들은 강릉 학교에 남아 기량을 닦아야 한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학년이 아닌 무조건 실력 위주로 기용한다. 2학년이라도 기량이 부족하면 2군에 내려보낸다”면서 “2군행을 통보받으면 선수들은 울기도 한다. 대학에서부터 생존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우리학교가 2년제여서 고교에서 좀 실력있는 선수들이 많이 오는 면도 있다. 대개 고교 3학년때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다. 4년제 대학을 가기보다는 빨리 졸업해서 다시 프로로 진출하려는 꿈을 가진 선수들이다. 어찌보면 상처받은 선수들로 서로가 마음을 열고 소통하면서 팀과 개인의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제도와 스포츠분야 대학입시 제도를 빨리 정비해서 대학야구와 프로야구가 곻생하며 함께 발전하는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Tips-영동대 출신으로 현재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제법 있다. LG 투수 김지용과 NC 내야수 이상호 등이 대표적이다. 영동대에서는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매년 3명 이상의 선수들이 지명을 받고 프로로 진출하고 있다. 영동대에서 좋은 기량을 닦은 선수들은 4년제 대학 야구부로 매년 10여명씩 편입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야구연맹 제공

/이기사는 월간지 'OSEN+'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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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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