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송강호 "틸다 스윈튼, 마스터피스 100번 외쳐..반응 놀랍다"(인터뷰 종합)[72회 칸영화제]

'기생충' 송강호 "틸다 스윈튼, 마스터피스...
[OSEN=칸(프랑스), 하수정 기자] '기생충' 송강호가 칸영화제에서 첫 공식 상영을 마친 소감부터 해외 관객들의...


[OSEN=칸(프랑스), 하수정 기자] '기생충' 송강호가 칸영화제에서 첫 공식 상영을 마친 소감부터 해외 관객들의 놀라운 반응 등을 공개했다.

22일 오후 4시(현지시간) 제72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기생충' 배우 송강호의 인터뷰가 팔레 드 페스티벌 4층 살롱에서 진행됐다.

'기생충'은 지난 21일 오후 10시(현지시간)은 뤼미에르 극장에서 첫 공식 상영을 가졌다. 영화 곳곳에 은유와 블랙코디미, 한국 사회의 현실을 풍자하는 장면이 녹아 있다.

송강호는 극 중 생활고 속에서도 가족애가 돈독한 전원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 역을 맡았다. 직업도 대책도 없어서 아내 충숙에게 잔소리를 듣지만 늘 태평하다. 연이은 실패로 계획해봐야 될 리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들 기우가 부잣집 과외 선생이 되자 이를 시작으로 평범하게 먹고 살 희망을 품는 캐릭터다.

상영 직후, 뤼미에르 극장에서는 8분 간 기립박수가 터져나왔고, 봉준호 감독은 늦은 시간까지 영화를 관람해 준 관객들을 향해 "감사합니다. 밤이 늦었으니 집으로 돌아가자"고 화답했다. 현재 해외 배급사를 비롯해 할리우드 리포터, 버라이어티, 데일리 텔레그라프, 인디와이어 등 각종 외신들도 호평과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송강호가 4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두 사람은 2003년 '살인의 추억', 2006년 '괴물', 2013년 '설국열차' 등을 함께 작업했으며, 한국영화계 '영혼의 단짝'으로 불린다.

송강호는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밀양'(2007년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부문), '박쥐'(2009년 경쟁 부문)에 이어 5번째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다음은 송강호와의 일문일답.

Q. 레드카펫에서 다른 배우들을 잘 리드하더라.

몇 번 와보긴 했지만, 뤼미에르 극장 주변 말고는 잘 모른다.(웃음)

Q. 상영이 끝나고 굉장히 울컥하는 표정이었다

쉽사리 경험하지 못하는 감동이다. 울컥이라기 보다는 벅찬 느낌이다.

Q. '설국열차'를 함께 했던 배우 틸다 스윈튼이 '기생충' 시사회에 왔더라. 뭐라고 하던가?

'마스터피스'라는 말을 100번 정도 한 것 같다. 그게 립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진심이 느껴졌다. 우리들끼리 그런 얘기는 했다. 이 영화를 틸다가 정말 좋아할 것 같다고. 독창적이고, 늘 그런 작업을 해오다 보니까 특히나 좋아할 것 같다고 했는데, 정말 너무너무 좋아하더라. 많은 분들의 격려를 받았다.

Q. 봉준호 감독과 또 작업 했는데, 초기작의 느낌과 그동안의 자기 노하우를 모두 녹여낸 느낌이다

내가 '기생충'을 두고 '살인의 추억'을 얘기한 건, 내용도 전혀 다르고, 방식도 완전 다른 영화지만, '살인의 추억'에서 리얼리즘의 나름대로 성취가 있다면, 그 성취가 이제는 철학적인 깊이까지 갔구나 싶었다. 봉준호 감독의 진화다. 아울러 거창하게 얘기하면 90년대 후반부터 이뤄낸 봉준호, 이창동, 박찬욱, 등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든 주역들이 이제는 클래스를 띄우는구나 싶다. 그래서 '한국 영화의 진화'라고 거창하게 표현했다.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 세계 영화인들에게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Q. 봉 감독의 디테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나?

클라이맥스 선택의 과감성, 작가로서 자신감, 이 사회를 관통하는 정확한 시선, 이런 것들이 많이 느껴졌다. 나도 굉장히 놀라웠다.


Q. 이번 영화는 각각 배우들이 움직일 수 있는 여백이 균일하고, 조화로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편했다. '이제 나혼자 책임을 안 져도 되겠구나' 싶었다.(웃음) 최근 우연치 않게 그런 작품을 많이 했다. 반면, '기생충'은 평소에도 너무 즐거웠다. 후배들과 즐겁게 N분의1을 나눠서 하니까 정말 재밌고 즐거웠다. 봉 감독도 이번에는 '본인도 짐을 질 테니까 편하게 하자'고 하더라.

Q. 배우가 몸으로 연기하지만, 온 몸의 세포로 연기하는 느낌을 받는다. '기생충'에서는 피부색도 변하더라

봉준호 감독도 그 상황에 맞게끔 실험을 많이 한다. 후반부 얼굴이 뻘개지는 장면은 작년 여름에 찍었는데, 그때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갔다. 광량이 최대치 일 때 찍었는데, 동공의 홍채까지 보였다.

Q. 뼛속까지 한국인만 100% 이해한다고 했는데, 해외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놀랍지 않나?

박수를 치면서 부분적으로 좋아할 장면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반응은 나도 놀랐다. 봉준호 감독이 우려한 지점은 반지하의 정서인 것 같다. 제대로 번역할 수도 없고, 반지하를 번역해도 그 정서를 표현할 수가 없다. 봉준호 감독 작품은 한국적인 디테일이 많아서, 외국인들은 모든 디테일을 못 느낄 수도 있다. 그건 우려라기보다 아쉬울 수도 있는 지점이다. 그런데 어제는 아쉬운 게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반응이 나왔다. 르몽드 한 기자분이 오즈의 영화로 시작하더니, 이태리 네오 시네마로 갔다가, 결국에는 히치콕으로 갔다고 표현하더라. 그리고 브라질 기자분은 두 가족이 하나의 가족으로 보였다고 했다. 정말 놀라웠다. 결국 이 영화가 얘기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모습을 정확하게 봤다. 대단하다. '외국인들은 모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더 깊게 알고 있었다.

한편,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 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 네 집에 발을 들이고,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72회 칸영화제는 오는 25일 오후 7시 폐막하며, 경쟁 부문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비롯해 총 21편이 진출했다.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발표된다./hsjssu@osen.co.kr

[사진] CJ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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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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