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 힉스의 ‘일터의 품격’, ‘존엄’을 찾아 갈등 해결의 길을 제시하다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9.05.02 08: 57

[OSEN=홍윤표 선임기자]우월적 지위를 악용하는 인간이 인간에게, 조직이 개인에게 가하는 이른바 ‘갑질’은 한국사회에서는 뿌리 깊은 병폐다.
갈등해결 분야의 권위자인 도나 힉스(Donna Hicks)의 『일터의 품격(Leading with Dignity)』(한빛비즈)은 그 같은 사회의 억압구조를 풀어낼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처방을 내놓는다. 신문기자 출신인 이종민 한국원자력연구원 정보기술부장이 최근 번역해 출간한 이 책은 ‘존엄(dignity)’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워 인간 갈등의 본질적인 해법을 탐구한 것이다.
이 책은 ‘개인의 존엄이 어떻게 조직을 변화시키는가, 최고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존엄의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구체적인 사례 해설을 통해 우리를 해결의 길로 유도한다. 존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조직은 어떻게 힘을 갖는가를 밝히기 위해 개인의 존엄성을 통해 조직을 강화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에 대한 실용적이고 권위 있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도나 힉스는 “우리의 정체성과 역량, 삶과 일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자신과 타인을 확장된 인식으로 이끄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내적 자원개발을 돕는 안내서”로 자임하면서 “부모, 교육자, 기업의 리더, 종교 지도자를 비롯해 믿고 따를 수 있는 누군가의 지도를 받기를 갈망하는 사람들, 영향력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를 내놓았다.
외연을 확장하면, 현재 극단적인 이기행태로 혼란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우리네 정치영역에도 적용이 가능한 메시지를 이 책은 던진다.
저자는 “내 목표는 ‘행동하는 존엄’을 보여줌으로써 존엄확립 활동을 몇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 그러니까 이 책은 존엄을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직원과 조직의 행복을 위해 존엄을 구현하고 모범을 보이고 존엄이 잘 작동하도록 만드는 데 필요한 지식을 넓히려는 리더들을 위한 것”이라고 밝혀놓고 있다.
그는 “어느 조직이던지 간에 존엄 실천에 따르는 보상은 조직 내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만남에서 날마다 크고 작은 방식으로 보상을 경험하는 파급효과가 일어난다. 존엄에 대한 이해는, 곧 더 나은 삶의 방식으로 탈바꿈한다.”고 주장한다.
국제분쟁 해결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존엄’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기업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책은 모든 구성원의 행복을 목표로 ‘행동하는 존엄’을 실현하고 싶어 하는 경영자에게 초점을 맞췄다. 부당 대우, 경영진 불신, 갑질 경영 등 다양한 조직관련 문제에 봉착한 기업이라면 귀담아 들을만하다.
‘존엄의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마음을 움직이는 존엄의 리더십’, ‘모두가 존중받는 조직문화 만들기’ 등 크게 3분야로 나누어 기술해놓은 『일터의 품격』은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풀이를 통해 사람들이 잊고 있던 ‘존엄’의 세계를 알기 쉽게 풀어 놓았다.
번역자인 이종민 부장은 “이 책은 갑질에 대한 해법이 될 수도 있다. 리더십과 관련한 책이나 교육, 행사가 많지만 본질을 외면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점을 풀이해 놓았다. 그 해법이 뻔한 얘기긴 한데, ‘과연 독자들한테 어떤 의미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원론적, 원칙적인 것을 다시 확인한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장 내 리더십 관한 이론이나 책이 많지만 주로 기술이나 기법 쪽이었다. 도나 힉스는 국제분쟁 전문가이지만 원초적인 인간 감정인 존엄을 내세워 이를테면 이스라엘과 중동국가들 간의 민족 분쟁 근저에는 존엄을 다치는 순간 모든 것이 망가진다는 기본생각을 가진 사람이다.”고 말했다.
“조직 구성원의 존엄을 어떻게 다치지 않게 살리는가를 그는 살펴본다. 사람은 존엄을 간직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반면, 끊임없이 공격하려는 욕구도 가지고 있는 양면성의 존재다. 이 책은 그 근원을 탐구하고 우리 앞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번역자의 설명이 가슴에 와 닿는다.
뭉뚱그리자면, 『일터의 품격』은 존엄의 의미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 확산하는 조직이 어떻게 힘을 갖는지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다. 모든 구성원의 행복을 목표로 ‘행동하는 존엄’을 실현하고 싶어 하는 리더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존엄 존중’을 실제 조직에서 어떻게 구현, 전파하면 되는지를 정리한 기업문화 가이드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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