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불펜이 만든 '공포의 9회', 드라마 엔딩이 늦어지는 이유

[사진] 롯데 자이언츠 불펜이 계속해서 '공포의 9회'를 만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불펜이 만든 '공포의 9회', 드라마 엔딩이...
[OSEN=조형래 기자] 극적인 경기를 연일 써 내려간 롯데 자이언츠다. 새드엔딩보다 해피엔딩이 더 많았지만(지난 주...


[OSEN=조형래 기자] 극적인 경기를 연일 써 내려간 롯데 자이언츠다. 새드엔딩보다 해피엔딩이 더 많았지만(지난 주 4승2패) 해피엔딩의 과정에도 롯데 불펜진이 맡은 이닝은 공포의 9회였다. 새드엔딩이 될 수도 있는 상황도 부지기 수였다. 반전드라마 속에서도 공포드라마가 숨이 있던 롯데의 극장이었다. 롯데 불펜진이 집필하고 있는 드라마의 엔딩은 점점 늦어지고 있다.

롯데 불펜진은 현재 위기다. 마무리 손승락이 3블론세이브와 평균자책점 8.49의 성적만 남긴 채 지난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가 있을 때가지 1군에 올리지 않겠다. 10일 뒤에 무조건 올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양상문 감독의 말은 마무리 투수 부재가 길어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마무리 자리를 대신 맡아야 할 구승민과 고효준도 현재 안정감이 떨어진다. 구승민이 평균자책점 5.56, 고효준도 평균자책점 6.75에 그치고 있다. 롯데 불펜에서 9회를 맡을 수 있는 마땅한 적임자는 현 시점에서는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한 주간 롯데 불펜진이 맡았던 9회 성적은 처참하다. 지난 주 3번의 끝내기 승을 포함해 4승을 거뒀지만 9회 성적은 사실상 상대 타자들이 마음 편히 임할 수 있을 정도였다. 피홈런 3방, 피안타율 5할1푼5리, 피OPS는 1.473으로 하염없이 치솟았다. 6경기 중 4경기에서 9회에 실점을 헌납했다. 시즌 전체의 9회 성적이 4피홈런 피안타율은 3할3푼3리, 피OPS는 0.944의 기록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한 주의 난조로 롯데의 9회 성적 전체가 달라졌다고 볼 수 있긴 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의 롯데의 9회는 악몽의 시간이다.

타이트한 경기가 연일 이어지면서 9회의 불펜 소모도는 더 커졌고, 손승락의 부진과 나머지 불펜 투수들의 피로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 여파가 기록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보는 이들도 고통스럽게 만드는 9회가 계속 이어지게 되면 선수단 전체의 피로도가 쌓이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야수진의 체력 소진과도 연결이 되는 문제다. 경기 시간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의 올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32분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늦다. 지난 한 주간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57분이다. 기본적으로 4시간의 혈투를 치렀다고 볼 수 있다.

마무리 손승락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이런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지도 모른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어깨 통증에서 복귀해 지난 20~21일 경기 연투한 오현택이 2이닝을 퍼펙트하게 막아냈다. 오현택의 복귀로 불펜진에 숨통이 트인 것은 사실이지만다만, 구세주로 다른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관객들은 밀도 있는 스토리의 긴박감 넘치는 전개의 극에 시선을 쏟는다. 하지만 극의 결말에서 아무리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고 하더라도, 길어지는 러닝타임은 지루할 수밖에 없고, 관객의 피로를 극에 달하게 만든다. 롯데는 스스로 드라마의 엔딩을 늦추면서 지루하면서 피로한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언제나 극적인 해피엔딩만이 찾아온다고 보장할 수 없다. 롯데의 불펜 재정비, 그리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기를 좀 더 편안하게 볼 수 있게끔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는 게 시급한 시점이다. 해피엔딩이라고 ‘웰메이드’ 드라마가 아니고, 승리만 한다고 해서 지속 가능한 강팀은 아니기 때문이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 페이스북에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클릭!!!]
2019-04-23 05:33

Oh! 모션

HOT NEWS

로딩

OSEN 포토 슬라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