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펑펑' 박미희 감독, "여성 최초 타이틀, 부담 많았다" [일문일답]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3.27 22: 45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흥국생명은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3-1(15-25, 25-23, 31-29, 25-22)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전적 3승 1패로 네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2008~2009시즌 이후 10년 만. 아울러 통합우승은 2006~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박미희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인터뷰실에 들어올 때도 "울지 않으려고 생각했는데 눈물이 났다"라며 머쓱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박미희 감독은 "지난해 힘든 시기가 있어서 그 때 생각이 났다"라며 "좋은 경기를 했던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경기 후 박미희 감독과의 일문일답.

-눈물을 흘렸는데, 어떤 의미인가.
▲ 지난해 힘들었던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들이 생각이 났다. 올해 선수들이 연패없이 했다.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데, 좋은 경기를 하면서 보였던 부분은 칭찬해주고 싶다.
-프로구단 첫 여성 감독 우승이다.
▲ 2년 전 정규리그 우승할 때 '그녀가 가는 길이 역사가 된다'라는 기사를 봤다. 그래서 힘들었을 때도 사실 현장에서 계속 있어야 하나 말아야 하난 순간이 있었다. 그런데 비록 내가 큰 사람은 아니지만, 작년과 같은 성적으로 만약에 떠나게 된다면 안된다는 책임감같은 것이 컸던 것 같다. 다시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 이재영 선수 칭찬을 하면.
▲ 이재영 선수 칭찬 안할 수가 없다. 이재영 선수가 잘할 때는 많이 칭찬을 안 하고 인색한 편이다. 이재영은 다른 사람이 많이 칭찬한다. 이재영 선수에 대해서 칭찬 말고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칭찬해주고 싶을때가 많지만, 나 나름대로 절제를 했다. 이재영이 아직 어린 선수고 잘했지만, 본인 나름대로 목표가 생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오늘은 칭찬해주려고 한다.
- 1985년 선수 시절 이후 우승이 처음이다.
▲ 선수 때는 여러번 할 수 있었다. 대회도 많았다. 지금과는 비교가 안된다.
-2차전 끝나고 도로공사로 넘어갔다는 부분이 많은데, 어떤 느낌이었나.
▲ 사실 경기 끝나고 도로공사 선수들과 포옹하기도 했는데, 역시 '그녀'들은 쎘다. 플레이오프에서 올라왔는데, 우리팀의 정규리그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분위기만 이어가자고 생각했는데, 김천에 내려올 때도 인천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몰빵이라고 할 정도로 이재영이 많이 해줬다.
이재영 선수가 많이 뛰어줬다. 중요한 선수 이재영 선수가 득점을 해줬다. 경기 전 톰시아도 의지에 불타고 있다고 했는데, 95% 정도는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봤을 때 톰시아는 오늘 잘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 언제 우승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나.
▲ 3세트를 31-29로 잡고 오늘 승산이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3세트를 이겼지만, 듀스로 가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24-22에서 듀스가 됐는데, 다시 24-22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구가 흐름에 민감한 운동인데 급해지지만 않고 치고 받고 하면 상대의 범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 2년 전 정규리그 우승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못했다. 강박관념이 있고 압박감이 있었을 것 같다.
▲ 다음에 그 상황이 돼도 압박감을 같을 것 같다. 
- '여성 지도자'가 아닌 똑같은 지도자로봐달라고 했는데, 부담이 컸던 것 같다.
▲ 크다. 어깨가 무거울 필요가 없지만, 누군가가 하게 된다면, 내가 하려고 했다. 그래도 최소한 후배의 길을 막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할 정도는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어제 우승한 최태웅 감독이 부러웠다. 우리도 우승하고 인천에 돌아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끝나서 다행이다.
- 최태웅 감독 우승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 울컥 하지만 안 울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가장 좋은 것은 경기 준비를 안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집에 못 갔는데, 이틀만 잊고 싶다. 태국을 가게 됐는데,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
- 선수 때부터 최고의 길을 걸어왔다.
▲ 그만둘 때까지 새로운 목표가 생길것 같다. 선수 생활을 할 때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해보니 지도자가 더 힘들더라. 선수도 마찬가지고 나도 현장을 떠날 때까지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갈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 노력하겠다.
- 가족들에게 한 마디를 하면.
▲ 집과 체육관이 거리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출,퇴근을 했다. 1년 했는데 못 하겠더라. 시즌 때 많이 못 갔는다. 그사이 가족들이 집안일을 알아서 나누는 등 각자 위치에서 할 일이 나눠서 하더라. 열심히 살아서 고맙게 생각한다./ bellstop@osen.co.kr
[사진] 김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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