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커리어' 김경문 조범현, 누가 독을 마다하지 않을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1.22 06: 02

독이 든 성배를 누가 들 것인가?
KBO 기술위원회가 구성을 마치고 야구 국가대표 차기 감독 선임에 돌입했다. 김시진 위원장은 1월 말까지 선임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창 후보군을 추려 평가작업을 하고 있다. 초대 전임 사령탑이었던 선동렬 감독의 사퇴 이후 지휘봉을 이어받는 자리인 만큼 야구계의 많은 시선이 쏠려있다. 
여러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국내 프로야구와 국제대회에서 리더십을 보여준 두 명의 후보로 압축하는 분위기이다. 김경문 전 NC 감독과 조범현 전 KT 감독이다. OB 베어스 창단 동기생으로 포수 주전을 놓고 경쟁했고 프로야구 감독으로 현장에서 우승을 다투었다. 각각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사령탐이었다. 

두 감독 모두 훌륭한 실적을 갖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2007년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아 베이징올림픽 예선을 돌파했고 본선에서는 9전 전승의 금메달 신화를 이끌었다. 위기에 몰린 한국야구는 2006년 WBC 4강에 이어 2008 베이징 금메달을 통해 힘찬 중흥기를 열었다. 두산의 허슬야구와 NC 창단감독으로 정상권에 끌어올렸다. 두 번째 계약을 했으나 작년 도중 지휘봉을 놓았다.
조범현 감독은 프로 감독으로는 하위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수완을 발휘했다. 지난 2003년 SK 와이번스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이어 2009년 하위 전력이었던 KIA 타이거즈의 우승도 일구어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사령탑을 맡아 전승 금메달을 따냈다. KT 창단 사령탑을 맡아 구단 지원이 여의치 않은 여견 속에서 프로야구 팀다운 면모를 만들었다. 가을야구를 못하고 옷을 벗었다.   
두 감독 모두 포수 출신답게 탄탄하고 경기운영을 하는 편이다. 김경문 감독은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고 조범현 감독은 조갈량이라는 별명처럼 치밀함이 있다. 각각 10년 넘게 프로야구 감독을 지낸 만큼 선수들을 관리하는 카리스마도 동시에 갖고 있다. 팬들을 우선하고 언론과의 소통도 능한 편이다. 
관건은 독이 든 성배에 대한 의지이다. 두 감독 모두 국민의 눈길이 쏠리는 국제대회를 겪으면서 태극마크가 주는 압박감을 잘 알고 있다. 각각 베이징올림픽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그 과정은 살얼음을 걷는 것이었다. 잘하면 본전이지만 못하거나 실수하면 역적이 된다는 것을 매일 겪었다. 지휘봉을 다시 잡는다면 영광이면서도 실적의 부담을 동시에 안는다.
더욱이 올해와 내년 국가대표 전력이 예전에 비해 약해진 점도 있다. 류현진과 추신수, 오승환 등 해외파 출전도 어렵다. 당장은 오는 11월 도쿄올림픽 예선 티켓이 걸린 프리미어 12대회를 통과해야 한다. 이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을 지켜야한다. 두 감독 모두 훌륭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 독을 마다하지 않는 자가 성배의 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사진]국가대표를 나란히 이끌었던 조범현 전 감독과 김경문 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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