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을 지워라’ 18승 투수 후랭코프의 숙제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1.19 05: 52

“항상 최고의 힘으로 던지는 선수다.”
세스 후랭코프(31・두산)은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선수였다. 28경기 나온 후랭코프는 18승(3패 평균자책점 3.84)을 올렸다. 
승리도 많고 평균자책점도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 중 5위로 나쁘지 않았다.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33승을 합작하며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면서 70만 달러였던 연봉도 총액 123만달러로 올리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찬한 후랭코프였지만,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었다. 이닝 소화력이다. 후랭코프는 미국에서 뛰었을 당시 주로 불펜으로 뛰었다. 그만큼, 한국에서 왔을 때에도 후랭코프에게는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기대하기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지난해 역시 후랭코프는 총 149⅓이닝을 던지며 평균 5.3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특히 이닝 당 평균 투구수가 약 17.5개로 다소 많았다. 스스로는 "볼넷을 싫어한다"며 공격적인 피칭을 하겟다고 이야기하지만,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가는 경우가 많았다
김태형 감독도 많은 이닝을 기대하기 보다는 확실하게 이닝을 소화하고 어느정도 투구수가 차면, 교체하는 방식으로 후랭코프를 기용했다.
올 시즌 역시 김태형 감독은 후랭코프를 어느정도 관리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단기전에는 밀어붙일 수 있겠지만, 정규시즌에는 팔에 힘이 빠지는 모습이 보였다. 또 던지는 스타일이 강약조절을 하기보다는 매순간 베스트로 던진다. 힘이 빠지면 밀어던지는 모습이 보였다”라며 “올해에도 5~6이닝 정도에 100~110개 정도로 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관리를 해준다고 했지만, 올 시즌 두산은 후랭코프의 향상된 이닝 소화력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초반 쏠쏠하게 활약해준 곽빈과 필승조 김강률이 나란히 부상으로 전반기 나서지 못한다. 배영수, 이형범 등 길게 던질 수 있는 자원이 가세했다고 하지만, 외국인 투수가 나올 때 불펜을 아껴야하는 것이 시즌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중요하다.
가능성도 보여줬다. 한국시리즈에서 후랭코프는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총 13이닝을 던져 19개의 삼진을 잡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올 시즌 이어간다 후랭코프는 또 한 명의 KBO리그 장수 외인, 혹은 MLB 유턴파 투수 대열 합류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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