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차 ‘렉스턴스포츠 칸’, 사지가 비틀려도 내 갈 길 간다  

[시승기] 쌍용차 ‘렉스턴스포츠 칸’, 사지가...
[OSEN=강희수 기자] 숙련 된 인스트럭터가 뒤뚱뒤뚱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Rexton...


[OSEN=강희수 기자] 숙련 된 인스트럭터가 뒤뚱뒤뚱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Rexton Sports KHAN)을 몰고 춘천 소남이섬에 조성 된 오프로드 코스로 들어선다. 계곡이나 산길을 오르는 오프로드 코스와는 성격이 다르다. 소남이섬의 모래밭에 언덕을 만들고, 가상으로 장애물을 설치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오프로드 돌파 능력을 시험해 보는 코스다.

차에는 운전을 하는 인스트럭터 외에 2명의 기자가 동승했다. 운전자 옆자리에 한 명, 그리고 뒷 자리에 또 한명이 앉았다. 오프로드 체험차는 강과 섬 사이에 쌓아 놓은 강둑길을 가로질러 넘어간다. 섬 안쪽에서 시작 된 제방의 경사로를 가볍게 올라가니 강변으로 떨어지는 낭떠러지 같은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 찰칵거리는 기계음을 내며 경사로를 올라간 놀이공원의 청룡열차가 낙차 큰 코스로 떨어지기 직전 상황이 떠오른다.

정통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차라면 이 정도는 기본이다. ‘경사로저속주행장치(HDC)’라는 게 있어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차가 굴러 내려가는 대로 맡기면 된다. 기자가 차를 몰아야 하는 순서가 됐을 때는, 약간의 용기만 필요했을 따름이다. 차를 믿고 내리막이 시작 되는 지점에서 브레이크 밟은 발을 뗐다. 네 바퀴에 고르게 분산 된 제동력은 중력의 힘을 거스르며 급경사로를 사뿐사뿐 내려와 가볍게 착지했다.


다음 코스로 이동하는 돌길과 자갈길은 잘 포장 된 아스팔트 마냥 속도를 낸다. 예리한 코너길에서는 바깥쪽으로 밀리는 모래바닥을 헤쳐 나가는 느낌이 좋아 일부러 가속기를 더 밟아 본다. 사륜구동의 정통 오프로더는 잘도 받아낸다.

아, 그런데 좀 괴기스러운 모습이 눈 앞에 들어온다. 통나무 여러 개를 덧대 경사로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 코너를 돌파하는 ‘렉스턴 스포츠 칸’의 사지가 뒤틀려 있다. 통나무 경사로는 전후는 물론이고 좌우의 높낮이도 서로 달랐다. 4바퀴가 각기 다른 높이의 땅 바닥을 꿋꿋이 누르고 있었다. 차체는 대각선 방향으로 심하게 비틀려 있다. 그런데 또 이상하다. 승객 공간의 캐빈은 덤덤하게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보이는 모습 그대로였다. 이 구간을 통과하는 다른 차의 모습은 괴기스럽기 짝이 없지만, 정작 내가 탄 차가 이 장애물을 지날 때는 평화롭기 그지없다. 프레임 구조의 바디를 갖춘 차만이 견딜 수 있는 뒤틀림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4중 구조의 쿼드프레임 위에 캐빈이 올려져 있다. 4바퀴의 각기 다른 높낮이를 지탱하는 서스펜션은 캐빈의 평온을 유지하기 위해 늘였다 줄였다를 시시각각 하고 있었을 게다. 사지가 비틀려도 나는 내 갈 길을 간다는 정신이 엿보인다.

통나무 범피 구간에서 시각적으로 잠시 충격을 받았지만 이 또한 맛보기에 불과했다. 언더 범피, 업 범피 그리고 둘을 합친 모글의 3종 코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언더 범피는 한 쪽 바퀴가 빠지면 차 바닥이 땅에 닿을 정도로 깊었다. 대각선 쪽 바퀴는 하릴없이 공중에 붕 떠 있다. 바빠진 사륜구동 시스템은 즉각 허공에 뜬 바퀴에 동력을 차단했다. 정통 오프로드를 지향해 차체가 한참 높아졌기 망정이지 차 바닥이 땅바닥에 걸려 옴짝달싹 못할 뻔했다.


공중에 뜬 바퀴는 땅 냄새를 맡자마자 재빨리 동력을 얻어갔다. 차동기어잠금장치(LD, Locking Differential)가 드르륵 하더니 멈춰있던 바퀴가 힘차게 구르며 구덩이를 치고 나간다. 이 구간 또한 앞차가 빠져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게 더 공포스러웠다. 두 바퀴 중 한 쪽은 공중에 떠 있고 나머지 한쪽도 바깥 쪽으로 심하게 드러누워 있었다. 저러다 바퀴가 주저앉지나 않을까?

오프로드 지향의 차들이 출시 될 때 각 브랜드들은 다양한 체험 코스를 장만한다. 기자들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체험 코스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이 정도 고난도의 코스는 손에 꼽을 정도다. 쌍용자동차가 제대로 작심한 모양이다. 티볼리-G4 렉스턴-렉스턴 스포츠-렉스턴 스포츠 칸으로 이어지는 잇단 홈런포에 정통 ‘SUV’와 ‘오프로드’의 참맛을 제대로 보여줄 심산이었다.

물론 차가 감당하지 못할 코스를 만들어 놓지는 않았을 게다. 하지만 운전자의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타이밍에 따라 차는 다르게 반응했다. 브레이킹이 늦거나 액셀이 조금만 빨라도 차체는 사정없이 흙무더기를 쳤다. 차량 하부의 플라스틱 가니시는 여기저기 생채기가 남았다. 액셀이 너무 빨랐던 어떤 차는 뒷 범퍼가 깨지는 부상도 입었다. 고객 시승행사까지 끝나면 곧장 공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차들이 태반이다.


‘오프로드 시승차’로 따로 분류 된 이 차들은 생산 공장을 나서자 마자 가장 험한 대우를 받는 차가 됐다. 형편 없는 몰골을 하고서도 어느 하나 거품을 물고 퍼지는 차는 없었다. 범퍼는 깨지라고 있는 거고, 가니시는 긁히라고 있는 것 아닌가? 그게 바로 ‘오프로드 정신’아닌가? 신차들의 잇단 성공에 힘 받은 쌍용차 관계자들은 차들이 부상을 입어 나가는데도 그 정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허허 웃고 있다.

하긴 ‘렉스턴 스포츠 칸’ 출시행사장에서 쌍용차 이석우 마케팅 팀장은 이런 말을 했다, “칸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SUV는 원래 이런 것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선구자라고 소개하고 싶다. 우리는 아직 안 가본 길을 가고 있다”고 말이다. SUV의 새로운 정의가 아니었다. SUV의 본원적 정의를 말하고 있었는데, 그게 도리어 생소해 보였다. 그 동안 우리에게 다가왔던 SUV의 개념이 그만큼 정통에서 멀어져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강원도 춘천 소남이섬을 오가는 온로드 시승코스는 덧없어 보였다. ‘칸’은 처음부터 도심형 SUV로 탄생하지 않았음을 소남이섬의 거친 오프로드 코스가 말해주고 있었다.

온로드 시승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는 있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이 서스펜션이 다른 두 종류의 트림으로 태어났다는 점이다. 전륜은 모두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하고 있지만 후륜은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을 장착한 모델과 파워 리프, 즉 겹판 스프링을 하고 있는 모델로 나뉜다.


겹판 스프링으로 된 서스펜션은 적재 중량은 크게 늘어나는 반면, 승차감은 다소 떨어진다. 미국 시장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픽업트럭들은 대부분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파워리프 서스펜션을 하고 있다. 적재중량의 차이는 숫자로 바로 확인 된다. 기존의 렉스턴 스포츠가 400kg의 중량을 실을 수 있는데, 렉스턴 스포츠 칸 5링크는 500kg을, 렉스턴 스포츠 칸 파워 리프 서스펜션 모델은 700kg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미디어 시승행사가 있었던 10일, 서울 서초동과 춘천 소남이섬을 오가는 왕복 192km 도로에서 두 모델을 번갈아 탔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렉스턴 스포츠’ 대비 전장은 310mm(전장 5,405mm), 전고는 15mm, 휠베이스는 110mm가 늘어났다. 두 차 모두 같은 엔진(e-XDi220 LET 엔진)을 쓰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의 토크가 2.0kg∙m 높게 세팅 됐다. 최고출력 181ps(4,000rpm), 최대토크 42.8kg∙m(1,400~2,800rpm)을 낸다. 아이신(AISIN AW) 6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렉스턴 스포츠 보다 2.0kg∙m 높아진 토크가 주는 차이라기 보다는 길어진 전장과 휠베이스, 높아진 전고가 몰고 온 차이가 있었다. 일단 높아진 차체는 웬만한 주변 차량들을 다 아래로 내려다 보게 했다. 나란히 달리는 현대차 스타렉스보다 시선이 높아 있었다. 높아진 차체는 자칫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길어진 휠베이스와 전장이 이를 상쇄시키고 남아, 안정감이 더 나아 보였다.


파워 리프 서스펜션 모델의 승차감은 같은 조건에서는 비교의 의미가 없었다. 쌍용차에서는 동등한 조건은 만들기 위해 파워 리프 모델에는 약 200kg의 화물을 실어 놓았다. 이 설정은 마법을 부렸다. 200kg이 뒤쪽에서 눌러주니 5링크 모델과 동등한 수준의 주행감이 만들어졌다. 복합연비는 2륜구동 모델이 10.0km/ℓ, 4륜구동 모델 9.7km/ℓ이지만 이 데이터 보다는 연간 자동차세 2만 8,500원, 개인 사업자 부가세 환급(차량가격의 10%) 같은 조건이 더 크게 다가온다.

판매가격은 파워 리프 서스펜션을 쓰는 파이오니어X(Pioneer X) 2,838만 원, 파이오니어S(Pioneer S) 3,071만 원, 5링크 서스펜션을 쓰는 프로페셔널X(Professional X) 2,986만 원, 프로페셔널S(Professional S) 3,367만 원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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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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