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식에서 양의지가 떠올린 두 이름 ‘유희관-원종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1.09 13: 02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양의지는 지난 8일 입단식에서 두 명의 선수를 떠올렸다. 이젠 적으로 만나게 되는 유희관(두산)에 대해선 묘한 감정을,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된 동료 원종현(NC)에게는 설렘을, 상반된 감정들이 양의지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양의지와 함께 두산의 투수들은 성장했다. 배터리로 수 없이 호흡을 맞추면서 신뢰를 쌓았고, 자신들의 커리어와 두산은 승승장구했다. 대표적인 투수가 바로 유희관이었다. 2010년부터 풀타임을 소화한 양의지, 그리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유희관. 모두 하위 라운더 출신(유희관 2009년 2차 6라운드, 양의지 2006년 2차 8라운드), 군 복무 이후 기량이 만개했다는 점 등 공통분모가 많았다. 서로를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유희관은 지난해 29경기 10승10패 평균자책점 6.70으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유희관은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둔 채 고개를 숙였고, 양의지는 4년 125억 원이라는 거액의 FA 계약을 맺으며 두산 생활을 정리했다. 두 선수가 극명하게 대조되는 순간. 양의지는 이러한 상황에 처한 자신을 자책했고, 유희관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양의지는 “(유)희관이 형이라 상대하게 되면 기분이 상당히 묘할 것 같다. 작년에 많이 도와줘야 했는데, 못 도와줬다. 희관이 형도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해주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미안함 감정을 뒤로하고 설렘의 감정을 감추지 못한 투수도 있었다. 다시 동료가 된 원종현이었다. 양의지는 “(원)종현이의 공을 꼭 한 번 받아보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1987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2008년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돌고 돌아서 인연을 맺게 된 셈. 양의지는 “종현이가 암을 이겨내고 힘든 시간을 거쳐서 돌아왔다. 돌아왔을 때 기뻤다. 그렇기에 종현이의 공을 다시 꼭 받아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종현은 지난해 59경기 3승6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5.18의 성적을 남겼다. 1군 데뷔 이후 가장 나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양의지의 도움을 받아 원종현이 지난해 부진을 떨쳐내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