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은퇴' 박용택, 이승엽의 길을 택했다

[OSEN=잠실, 이대선 기자]삼성 이승엽이 LG 박용택과 포옹을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예고 은퇴' 박용택, 이승엽의 길을 택했다



[OSEN=손찬익 기자] '살아있는 전설' 박용택(39)이 '국민타자' 이승엽(42)의 길을 택했다.

FA 자격을 다시 얻게 된 그는 원 소속 구단인 LG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FA 권리를 행사할때 계약 기간을 최대한 길게 하기를 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박용택은 계약 기간을 정해 놓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년.

"2년이라는 계약 기간은 LG와 협상 테이블에 앉은 순간 이미 결정됐다. 2년 뒤 다시 계약할 생각은 없다"는 게 박용택의 말이다. 스스로 은퇴 시점을 정한 셈이다.

그는 KBO리그 최초 개인 통산 3000안타 달성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품었을 때도 있었지만 이른바 박수받으며 떠나는 게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판단했다. 박용택은 "FA 계약 후 끝내는 게 내가 생각하는 멋진 은퇴다. 농담삼아 현역 마지막 시즌에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뒤 떠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엽은 2015년 11월 삼성과 2년간 총액 3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이렇게 말했다. "내게 2년은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준비 기간과도 같다. 아무런 예고없이 그만 두는 것보다 내가 그만 두고 싶을때 그만 두고 싶다. 누군가에게 등떠밀려 그만 두게 된다면 정말 비참할 것 같다"고.

이어 "은퇴 시점을 정해놔야 구단에서도 뭔가 준비를 하지 않을까. 예고없이 갑자기 떠나게 된다면 아무래도 피해를 줄 수 있으니까 지금부터 서서히 은퇴를 준비해야 할 것 같았다. 시작보다 마지막이 좋아야 하듯 앞으로의 2년은 나의 야구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한 기간"이라고 덧붙였다.

언젠가 그는 "은퇴 시점을 정해놓은 뒤 한 타석 한 타석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하게 느꼈고 야구를 더 사랑하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지난해 10월 3일 대구 넥센전. 이승엽은 고별 무대에서 연타석 아치를 그리는 등 격이 다르다는 걸 입증했다.

중국 최고의 전략가 장량의 사당에는 멈출 때를 안다는 의미의 지지(知止)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스스로 떠날 때를 아는 박용택. LG팬들이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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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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