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리포트] ‘1년 전과 다른 위상’ 이승진은 방심을 모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19 14: 01

2017년 11월은 이승진(23·SK)의 야구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만든 단계였다. 군에서 제대하고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명단에 합류한 이승진은 1군 코칭스태프에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가고시마에서의 눈도장은 1군 경력이 하나도 없는 이승진을 플로리다와 오키나와 캠프로 이끌었다. 전지훈련을 완주하면서 궁극적으로 ‘1군 예비 자원’이 될 수 있었고, 이는 1군에서의 기회로 이어졌으며, 또 이는 1군에서의 정착 및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로 이어졌다. 잊지 못할 한해가 바로 가고시마 캠프부터 시작됐던 것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뒤로 하고 이승진은 가고시마를 다시 찾았다. 지난 16일 2차 명단에 합류해 캠프에 도착했다. 올해 1군 34경기에서 41⅓이닝이라는 적지 않은 투구, 그리고 평균자책점 4.57의 무난한 투구를 했으니 어쩌면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코칭스태프에서도 “이승진은 이제 완전한 1군 투수가 됐다. 1군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고, 올해와는 다른 위치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승진은 “작년 이맘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올해 성과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이승진은 “사실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올해 1군에 있을 줄은 몰랐다. 기회를 받은 것 자체가 너무 기뻤다. 군 제대 후 1군에 간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라고 했다. 비록 포스트시즌 출전 기회는 없었으나 “우승을 해서 더 기분이 좋다”고 웃는 이승진이다. 벤치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여기서 안주할 수는 없다.
포스트시즌에 등판하지 못했다는 것이 자신의 부족함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이승진이다. 이승진은 “등판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은 하나도 없었다. 경기에 나간다는 것이 욕심이었다”면서 “그만큼 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겠나”고 담담하게 말했다. 내년에 다른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쩌면 포스트시즌에서의 등판 불발이 이승진에게는 또 하나의 동기부여를 만든 셈이다.
불펜 피칭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이승진은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선 변화구 구종의 추가다. 이승진은 자연적으로 커터성 움직임을 갖는 패스트볼, 그리고 일품인 커브를 갖추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타자들이 더 익숙해지는 만큼 또 하나의 구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승진은 돌파구를 포크볼에서 찾고 있다. 느린 커브와 떨어지는 포크볼의 조합은 나쁘지 않다. 불펜 피칭에서도 포크볼을 중점적으로 던지고 있다.
퀵모션 문제도 이승진이 매달리는 부분이다. 이승진은 “아무래도 올해는 점수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등판해 상대의 도루 시도가 적었고, 퀵모션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내년에는 이 부분도 나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짜 필승조가 되면 위기 순간에도 마운드에 올라야 하고, 주자를 묶는 부분도 나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진은 “이제 1군 투수가 됐다”는 말에 “내년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승진은 “1군 경기에 뛰면 긴장이 덜할 것이라는 점에서 경험했다는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작년과 지금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승진은 가고시마에서 2년 연속 도약을 위한 발판을 준비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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